에너지 다소비 건물은 연간 2000티오이(TOE·석유 1톤을 소비할때 발생하는 에너지)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설을 뜻한다. 1000만 킬로와트시가 2300티오이로 환산(소비 기준)된다.
서울시가 지난 5월 26일 '에너지 다소비 건물' 100곳(2012년 기준)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서울 소재 54개 대학의 39퍼센트(21개 대학)가 에너지 다소비 건물이다. 이 때문에 일반 전기 요금보다 22퍼센트 정도 저렴한 교육용 전기를 사용하는 대학들이 에너지 절약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서울대학교는 서울 시내에서 가장 많은 전기(15만2664메가와트시)를 소비하는 대형 건물로 꼽혔다. 대학 중 2위를 기록한 연세대학교(6만8384메가와트시)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총 전력 소비량을 대학 전체 인구 수로 나눠 '1인당 소비량'으로 환산한 결과 역시 서울대(5135킬로와트시)가 1위였다. 한양대학교(1943킬로와트시)가 그 뒤를 이었다.
최대 20억 원까지 지원 가능
협약에 서명한 34개 대학은 그린 캠퍼스 조성 운동을 펼쳐 기후 변화 대응과 에너지 절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선언하고 △온실 기체 감축 계획 수립 및 단계적 시행 △그린 캠퍼스 실천 전담기구 설치·운영 △그린 캠퍼스 조성을 위한 에너지 절약 실천 우선 시행 등을 약속했다.
서울시는 '저탄소 녹색 생활 확산'을 기치로 내걸고 이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해당 대학과 공동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대학교 내 에너지 절약 실천 활동 지원 △에너지 효율화 사업 및 신·재생 에너지 확충 사업에 대한 저리 융자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대학교가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시행하거나 햇빛 발전소 설치 등 신·재생 에너지 확충에 나설 경우 서울시는 학교 당 연 2퍼센트의 저리로 최대 20억 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
"미국, 그린 캠퍼스 평가가 대학 선택의 중요 요소"
25일 오후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 그린 캠퍼스 협의회 출범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그린 캠퍼스가 필요한 이유와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는 △교육(환경 문제에 대한 과학적 인식, 전문가 양성)△연구(문제의 원인 해결, 정책 연구) △사회 봉사(지역 사회에 전문 지식 제공 및 협력, 솔선수범) △온실 기체 감축 행동의 4가지 요소가 선순환함으로써 대학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김세용 교수는 고려대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그린 캠퍼스 조성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따르면, 고려대학교는 BEMS(에너지종합상황실)을 통해 중앙 통제를 강화하며 효과적인 에너지 절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에스코(Energy saving company·에너지 절약 회사) 사업을 시행한 뒤 3만5000개의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고 화장실 및 주차장에 조명 제어 장치를 설치했다. 서울시의 저리 지원을 받아 시행한 이 사업 덕에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전력 사용량은 꾸준히 감소했다.
그 결과 고려대학교의 전력 소비량은 2010년 6만6780메가와트시에서 2012년 6만4310메가와트시로 감소했다.
그린 캠퍼스는 미국에서 이미 대학의 주요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서는 그린 캠퍼스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개의 기관이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대학 총장 연합체로 설립된 ACUPCC(Association of College and University Presidents Climate Commitment)에는 현재 650개 이상의 미국·캐나다 대학교가 가입했다.
김세용 교수는 "미국에서 대학을 선택할 때 예전에는 평판, 위치, 졸업 후 사회적 지위 등이 결정적인 요소였으나 오늘날에는 그린 캠퍼스 평가가 대학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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