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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또 잔혹한 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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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또 잔혹한 그 이름!"

[화제의 책] 강제윤의 <어머니전>

"엄마가 글 배우면 똥갈보 된다고 뚜들겨 팬께 학교에 못 갔지."
"막둥이는 마흔네 살에 낳는디, 손주 모양 낳는디, 사람 노릇 할까 했는디 가 버렸소."
"바람이 불 때 그중 깝깝하요. 혼자 사께 태풍이 오면 그중 무섭소. 집이 허께, 지붕이 날아갈까 봐서 무섭소."


인천의 덕적도, 고흥의 꽃섬, 영광의 안마도, 통영의 연화도… 스스로를 '나그네'라 칭하는 지은이가 발길 뜸한 섬에서 무수한 '어머니'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했다.

시인이자 섬 여행가인 강제윤의 <어머니전>(박진강 그림, 호미 펴냄)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소설이다'라는 부제대로, 그 인생 하나하나가 소설 같은 우리 각자의 어머니들을 떠올리게 한다.

강제윤은 2006년부터 나그네가 되어 200곳도 더 되는 섬을 걷고 또 걷다가 자연스레 이 땅에 펼쳐진 '어머니'라는 이름의 소설들과 마주쳤다. 그는 "길에서 만나는 어머니들은 세상 모든 자식의 어머니"였고, 그 어머니들이 풀어놓는 이야기는 "어느 한 자락 내 어머니 이야기 아닌 것이 없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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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전>(강제윤 지음, 박진강 그림, 호미 펴냄). ⓒ호미
어떤 어머니는 지나가는 사람이 보이면 너무 짠해 불러서 밥을 먹이기도 하고, 해마다 김장 김치와 된장을 담가 놓고 오지 않는 자식들을 기다리는 어머니도 있었다. 목포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어머니는 "풍 오고 치매 오고 (…) 그럴 때는 얼릉 이걸 먹고 죽어 버려야제. 그래야 자식 안 성가시제"하면서 스스로 극약을 준비한다고 말한다.

간난신고를 견디며 살아온 이들. 하지만 이 "성도 이름도 없이 평생 누구 어미라고만 불리며 살아온" 여인들은 결코 외로움에 당하고 있지만은 않다. 그들은 삶의 부조리를 해학으로 버무릴 줄 알고, 바닥없는 슬픔을 가락에 실어 보낼 줄도 아는 진정한 '삶의 고수들'이라고 시인은 강조한다.

섬 어머니들의 육성이 들려오는듯한 생생한 구술과 그들이 풀어내는 재치와 입담이 즐겁다가도, 그들의 '찐한' 인생살이 이야기엔 눈물짓게 된다. 어머니라는 그 이름이 "한없이 따뜻하면서도 잔혹하다"는 글쓴이의 표현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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