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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에 삼겹살은 미신? 진실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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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에 삼겹살은 미신? 진실은 이렇다!

[이상곤의 '낮은 한의학'] 황사와 삼겹살

탄광촌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돼지고기를 즐겨 먹으며 진폐증의 공포를 이기고자 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이런 문화적 전통과 과학적 의구심 사이의 시각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심한 황사가 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돼지고기를 찾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전달한다는 언론은 "무식한 일"이라며 핏대를 세운다.

그렇다면, 황사와 돼지고기의 진실은 무엇일까? 손이 더러워지면 물로 씻듯이 호흡기에 붙은 이물질을 흡착해 씻어내는 것 역시 물이다. 물론 이렇게 이물질을 흡착하는 물은 인체의 점액처럼 기름기가 있는 물이다. 이 점액은 비강, 부비동, 이관, 기관지의 점막 표면을 덮고 있는 끈끈한 젤 층이다.

이 점액층은 섬모 끝에 놓여 있어서 섬모 운동에 의해 컨베이어벨트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한다. 점액층도 두 층으로 되어 있다. 밖은 끈끈하고, 내부는 덜하다. 밖의 끈끈한 점액층은 몸으로 들어오는 공기 속의 여러 가지 이물질을 흡착하는 역할을 하고, 내부의 층은 섬모가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콧속에서 분비되는 점액은 하루에 1~1.2ℓ 이상으로 엄청난 양이다. 코로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점액층에 흡착되어 여러 가지 살균 물질로 처리되기 때문에 후비공(코 안쪽)에서는 거의 세균을 발견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코에서 외부 이물질을 방어하고 살균하는 역할은 모두 콧속 점액의 역할이다.

인체의 오장은 모두 점액을 분비한다. 간은 눈물, 심장은 땀, 비장은 타액, 폐는 콧물, 신장은 정액을 분비한다. 액은 두 종류다. 기본 점액은 앞에서 설명한 기름(이 함유된 물)이고, 반응성 점액은 기름이 거의 없는 보통 물에 가깝다. 기본 점액의 분비를 담당하는 것이 바로 신장이다.

<황제내경>은 "모든 물의 분비는 오장이 맡고 있지만 물의 기본적인 관리와 분비는 신장이 담당한다"고 정의한다. 신장에서 분비하는 기름기의 또 다른 표현인 '윤기'는 젊음과 건강의 상징이다. 머리카락도 얼굴도 피부도 반지르르한 윤기가 흘러야 좋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윤기야말로 건강의 상징이고, 바로 그것을 신장이 담당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이제 돼지고기를 살펴보자. 한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돼지는 겨울(음기)을 상징하며 신장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성질은 차다. 그래서 양기의 상징인 뱀과 돼지는 천적이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잘 알려진 이야기도 있다. 어떤 사람이 무인도를 사서 농지로 개간하려 했는데 섬이 뱀의 천국이었다.

돼지를 10마리 사서 섬에다 풀어두고 다시 돌아오니 뱀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통통하게 살이 찐 돼지들이 반갑게 인사했다는 것이다. 뱀은 차고 습기 있는 음지를 다니며 뜨거운 자신의 내부를 식히며 움직인다. 뱀으로 몸보신을 하겠다는 남자들의 욕구도 바로 뱀 속의 뜨거운 양기로 자신을 채우겠다는 심보다.

돼지의 차가운 성질과 뱀의 뜨거운 성질이 정반대여서 한 쪽이 다른 쪽의 밥이 되는 천적관계로 돼지의 본성을 잘 보여 주는 것이다. 돼지고기를 한약과 금하는 것도 바로 차고 냉한 성질이 위장의 기능을 떨어뜨려 약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본초강목>에서도 "오랫동안 복용하면 약효를 감소하는 풍(風)을 통하게 하고 질병이 발생한다"라고 경고했다.

물론 약효도 있다. 특히 돼지비계와 관련해서 약효를 설명한 사람은 여럿이다. 위염정은 "신장으로 들어가서 음액을 자양하고 체표로 뚫고 나와서 사기를 흩어 버린다", 주우재는 "마른 것을 윤택하게 한다", 가운백(柯韻伯)은 "돼지 진액은 피부에 있다. 허해서 상초로 떠오른 화(火)를 치료한다"고 하였다.

삼겹살의 효능이 신장을 힘을 북돋아 몸의 코, 목 부분의 점액을 보충하고 외부 이물질을 없앤다는 약효를 설명한 것이다. 돼지비계나 기름을 코 치료 처방에 쓴 기록도 있다. <동의보감> 코 치료 외용약 방문에는 '세신고'라는 처방이 있는데, 맑은 코가 끊임없이 나올 때 돼지기름에 몇 가지 약을 더해서 코에 발라주는 외용약으로 처방했다.

다시 말하자면, 돼지고기가 황사에 효과가 있는 것은 그 기름이 황사 먼지를 직접 씻어서가 아니라 신장의 기능을 북돋아 점액의 생산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서양 의학에 익숙한 사고방식 때문에 우리는 자꾸 몸을 부분으로 나누고 사고한다. 전체를 생각하면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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