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과학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나노(1㎚=10억 분의 1m)' 세계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입니다. 이런 나노 세계를 항해하는 과학자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사진'입니다. 주사터널링현미경(STM·Scanning Tunneling Microscopy), 주사전자현미경(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y) 등을 이용해서 나노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진으로 본 나노 세계의 모습은 어떨까요? 홍진기 미국 MIT 연구원(화학공학과 Post-Doctor)과 강상욱 상명대학교 교수(화학과)가 여러분에게 나노 세계의 비밀을 살짝 보여줍니다. 세상에서 제일 신기한 사진과 함께하는 특별한 과학 에세이 '나노 세계 여행'은 이번 회가 마지막입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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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진기 |
현대 시대에서 플라스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지난 2008년 한국인 첫 우주인이 되었던 이소연 씨가 처음으로 한국 음식을 우주 식량으로 사용할 때에도 플라스틱은 우주에서 매우 중요한 음식 저장 용기로 개발 및 사용되었다.
식사의 포장 용기로 널리 사용되는 식품 비닐 랩도 플라스틱이다. 지난 글에서 플라스틱은 기본적으로 열을 가하여 변형을 유도하고 가공을 하기 때문에 이후에 다시 열이 가해졌을 때 역으로 분자 구조가 깨지어 변형이 일어나거나 제조 과정에서 첨가되었던 가소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가 배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식 재료와 함께 쓰일 경우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널리 쓰이는 식품 비닐 랩은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고 섭취를 해도 흡수되지 않고 배출이 된다고 보고된 폴리에틸렌이다. 이것 역시 특정 온도의 열이 가해지면 어느 정도 변형되거나 녹을 수 있다. 작은 열에도 플라스틱은 충분히 부분적인 변형이 일어날 수 있으며 특히 가정 및 편의점에서 자주 사용되는 전자레인지를 통한 가열의 경우 매우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식품 비닐 랩으로 쌓인 음식을 30초간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에 노출하면 내부의 물 분자들이 회전하게 되고 이 회전 운동이 주위의 물 분자에 전달되며 전체가 신속하게 가열된다. 이렇게 얻어진 열의 영향으로 플라스틱은 변형이 되고 음식에는 식품 비닐 랩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이는 작은 입자들이 흡착하게 됨을 확인하였다.
식품 비닐 랩을 전자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왼쪽 상단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매끈한 표면을 갖는다. 하지만 전자레인지를 이용하여 가열이 되면 오른쪽 상단 사진과 같이 구조에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 이때 랩이 덮고 있던 당근의 표면을 살펴보면 오른쪽 하단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작은 플라스틱 미세입자로 추정되는 물질들이 당근의 섬유질 표면을 덮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아직도 적지 않은 업소에서 사용되는 대용량의 비닐 랩의 경우 열에 노출되었을 때 가소제가 많이 검출되는 폴리염화비닐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아무리 몸에 해롭지 않은 플라스틱이라 해도 자연에 존재하는 그대로의 물질이 아닌 가공된 화학물질인 만큼 작은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되도록 노출을 최소화 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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