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장관은 27일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갖고 앞으로 북핵 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 당사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장관은 "이를 위해 조태용 신임 6자회담 수석대표가 6월 중 유관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뉴시스 |
조태용 수석대표가 6자회담 관련국가들을 차례로 방문하는 것은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방중으로 균열이 생긴 대북 5자(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이 균열을 다시 강화하기 위해 조 수석대표가 관련국들과 만남에서 북한의 비핵화 원칙을 확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선임연구원은 이날 윤 장관이 비핵화 원칙을 강조한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협상 전략적인 차원에서 현재는 협상의 초기 틀을 짜는 과정이기 때문에 정부가 원칙적인 입장을 급격하게 변화시키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그는 '현 시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시점이라고 못박은 이유는 중국과 미국이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선(先)조치가 없더라도 북미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선제적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회담이 열릴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전략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유연한 구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북핵문제가 협상으로 들어가면 북한의 비핵화가 선결조건이 아니라 동시적 협상의 형태를 띨 수도 있다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장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미국과 정상회담에서 '대화를 통해 북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미국에 전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대화 의지를 피력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인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히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장 선임연구원은 지적했다. 적어도 북한이 대화 국면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북한의 대화 움직임을 정부가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최룡해의 방중으로 중국까지 포함한 대북공조가 깨지고 한미 대 북중의 대립 구도가 다시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윤 장관은 "중국이 안보리 결의 참여한 이후 행동을 보면 여느 때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6자회담 당사국들과 중국은 공조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와 현 정부의 차이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6자회담 당사국과 얼마나 긴밀하게 공조하는지 관심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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