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이 단단한 진짜 이유는? 이 사진에 주목!

[나노 세계 여행] 손톱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성능이 좋은 카메라가 널리 보급되면서, 세상의 모든 것이 피사체가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사진의 시대'입니다. 이런 흐름에서 과학도 예외가 아닙니다.

오늘날 과학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나노(1㎚=10억 분의 1m)' 세계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입니다. 이런 나노 세계를 항해하는 과학자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사진'입니다. 주사터널링현미경(STM·Scanning Tunneling Microscopy), 주사전자현미경(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y) 등을 이용해서 나노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진으로 본 나노 세계의 모습은 어떨까요? 홍진기 미국 MIT 연구원(화학공학과 Post-Doctor)과 강상욱 상명대학교 교수(화학과)가 여러분에게 나노 세계의 비밀을 살짝 보여줍니다. 일주일에 화, 목 두 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갈 세상에서 제일 신기한 사진과 함께하는 특별한 과학 에세이 '나노 세계 여행'을 놓치지 마십시오. <편집자>

ⓒ홍진기

필자의 초등학교 때 일이다. 담임선생님께서 우리 학생들을 향해 이렇게 물었다. "손톱이 어디에 쓰이지?" 대부분 대답을 못했고, 단 한 명이 샤프심 같은 걸 집을 때 유용하다고 대답해서 칭찬을 받았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어린 학생에게 손톱이나 발톱의 용도를 물으면 대다수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대다수가 그 용도를 쉽게 얘기하지 못하는 손톱과 발톱은 인간의 구성 요소 중에서 특별한 특징을 갖고 있다. 뼈를 제외한 몸의 구성 요소 중에는 단단한 것이 별로 없다. 눈, 피부, 머리털, 생식기 등 어느 것 하나 단단한 것이 없다.

근육이 암만 단단한 들 손톱만큼 딱딱한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 이러한 특별한 특징 때문이었을까. 우리나라의 한 전래동화에서는 밤에 내다버린 손톱을 먹은 쥐가 사람이 되는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페루의 잉카족은 영혼이 부활할 때 손톱이 사용된다고 하여, 따로 귀중한 장소에 보관했다. 이처럼 손톱과 발톱은 오래전부터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면 손톱과 발톱의 용도는 무엇일까? 손발톱은 딱딱한 성질 때문에, 각각 손가락과 발가락의 선단을 보호한다. 단단하다면 흔히 광물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지만, 실제로 손발톱은 케라틴(keratin)이라고 불리는 단백질로 이루어졌을 뿐, 전혀 광물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단백질끼리 강한 결합을 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강도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 정답은 위의 전자현미경 사진에 있다. 현미경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여러 층이 겹겹이 쌓여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마치 시멘트 사이사이에 벽돌을 집어넣음으로써 강력한 강도를 내는 건축물처럼, 여러 층이 서로 강하게 결합함으로써 전체적으로 강력한 강도를 낼 수가 있는 것이다.

비슷한 구조로 전복 껍질이 있다. 1톤 트럭이 지나가도 깨지지 않는 전복 껍질도 여러 층이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길게 자라면 지저분하다며, 무심코 잘라버리는 손톱에도 이러한 과학이 숨어있으니 인체에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