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컵라면의 비밀…이건 미처 몰랐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컵라면의 비밀…이건 미처 몰랐지?

[나노 세계 여행] 컵라면 용기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성능이 좋은 카메라가 널리 보급되면서, 세상의 모든 것이 피사체가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사진의 시대'입니다. 이런 흐름에서 과학도 예외가 아닙니다.

오늘날 과학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나노(1㎚=10억 분의 1m)' 세계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입니다. 이런 나노 세계를 항해하는 과학자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사진'입니다. 1981년 개발된 주사터널링현미경(STM·Scanning Tunneling Microscopy) 등을 이용해서 나노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진으로 본 나노 세계의 모습은 어떨까요? 홍진기 미국 MIT 연구원(화학공학과 Post-Doctor)과 강상욱 상명대학교 교수(화학과)가 여러분에게 나노 세계의 비밀을 살짝 보여줍니다. 일주일에 화, 목 두 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갈 세상에서 제일 신기한 사진과 함께하는 특별한 과학 에세이 '나노 세계 여행'을 놓치지 마십시오. <편집자>


ⓒ홍진기

우리는 컵라면을 즐겨 먹는다. 즐겨 먹는 수준을 넘어 전 세계 1위 라면 소비국이다.

우리는 라면을 집에서 끓여먹기도 하지만, 밖에서 먹는 라면 맛을 잊을 수 없어서 자주 컵라면을 애용한다. 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붓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 3분"이라는 표시를 본 뒤, 잠시 뚜껑을 덮고 허기진 배를 위로하며 약간의 쉬는 시간을 갖는다. 3분이 되었는지 3분 20초가 흘렀는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고 중간에 살짝 뚜껑을 열어 대충 익었다 싶으면 바로 젓가락으로 휘 저어서, 순식간에 컵라면 한 컵을 뚝딱 해치운다.

여기에도 인간이 만든 과학이 숨어있음을 살짝 엿보자. 컵라면 용기는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는데, 대부분은 스티로폼 용기를 주로 사용한다. 그 용기를 분석해 보면, 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단층 구조가 아닌 여러 겹이 층층이 쌓여 있는 것이다.

우리가 다 먹고 그냥 쉽게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발로 쉽게 뭉개버리는 이 컵라면 용기가 우리 생각 이상으로 매우 정교하게 되어있는 것이 놀랍다. '르샤틀리에의 원리'가 있다. 외부에서 어떠한 스트레스(stress)가 오면 그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평형이 이동하거나, 그 방향으로 에너지가 흐른다는 원리이다.

컵라면 용기 입장에서 보면 갑작스런 높은 온도의 물은 불청객이다. 어떻게든 그 스트레스 (높은 열)를 줄이고자 몸부림을 칠 것이고, 실제로 용기 안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따뜻한 면발을 음미하기 위해서는 그 열이 최대한 빠져나가지 않는 어떠한 트릭(?)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최대한 겹겹으로 쌓고, 그 중간에 공기가 존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액체나 기체에서의 열의 전도는 고체에 비해 느리기 때문에, 대표적인 열 절연체인 공기가 사이에 존재하게 함으로써, 최대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컵라면 용기가 한 층으로만 되어있으면, 그 뜨거운 열이 고체 상태인 용기를 타고 바로 외부로 배출될 것이다.

그래서 중간에 공기층을 집어넣어서, 고체 용기를 뚫고 나온 열이 다시 열 절연체인 공기를 만나게 해서, 최대한 열의 움직임을 방해하도록 하는 방법이 컵라면 용기의 원리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인간이 만든(man-made) 멋진 아트가 아닌가 싶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