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핏대를 올리고 소리를 질러서다.
지난 3년간 핏대를 올린 건 주로 태국인들 때문이다.
제 밥도 못 찾아먹으니까.
그러나 이젠 판도가 바뀌고 있다.
놀랍게도 태국인들이 자기 권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들이 갑자기 똑똑해진 걸까?
아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태국어 통역이 일주일 내내 항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역이 있으니 소통이 되고, 소통이 되니 억울한 일이 예방되고, 예방이 되니 해결이 쉽다. 내가 생각해도 눈부신 변화다.
오로지 통역 한 사람 생겼을 뿐인데!
효과 만점이다.
나는 이 효과를 '유와디 효과' 또는 '백주년 효과'라고 부른다.
'백주년기념교회'에서 인건비를 지원해주어 '유와디'라는 태국어 통역을 씀으로써 생긴 효과니까.
나는 알았다.
남 보기엔 하는 일 없이 노는 것 같은 게 통역인데, 실제로는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태국이 해결되자, *덩치 큰 태국에 가려서 안 보이던, 작은 캄보디아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캄보디아 사람도 태국 사람과 똑 같다.
도무지 제 밥을 못 찾아 먹는다.
불리한 계약에 서명하기, 퇴직금 포기, 조급한 퇴사, 무분별한 진정 취하, 막무가내 귀국, 나중에 후회하기 등등.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캄보디아 문자도 태국 문자만큼 어려워 소통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 크메르어 자음 ⓒ한윤수 |
캄보디아어(크메르어)는 자음 33개에 모음 20개가 상하좌우 어디에 붙느냐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손오공이 상하좌우로 조화 부리듯 하니, 그 무궁한 속을 누가 알겠는가? 전문 어학자가 아니고는 알기 어렵다.
당연히 *어린 백성이 문자속이 어둡지!
그러니 생각해보라.
제 나라 문자도 잘 소화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남의 나라 말을 알겠는가?
어림없다!
캄보디아인도 태국인과 똑같다.
영어도 못하고 한국말도 못한다.
그러니까 도무지 안 통하지.
이제 캄보디아 통역이 일주일 내내 항시 이뤄지기를 빌어야겠다.
그래야 소통이 되고, 예방이 되고, 해결이 될 테니까.
캄보디아 통역,
문제다.
*덩치 큰 태국 : 화성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태베필인스캄 순이다. 즉 태국인이 가장 많아 5천명쯤 된다. 그 다음이 베트남(3천명 이상), 필리핀(2천명 이상),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캄보디아(각 1천명 이상). 이중에서 필리핀과 스리랑카는 영어를 써서 소통이 잘 되는 편이고, 베트남은 알파벳을 쓰는 데다 대개 똑똑해서 한국말을 잘한다. 인도네시아 역시 엄격히 훈련된 인력만을 파견하기에 한국말을 잘한다. 반면에 가장 답답한 민족이 태국과 캄보디아다. 두 민족의 공통점은 문자가 어렵다는 것. 말하자면 세종대왕이 없다는 얘기다.
*어린 : 어리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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