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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셀린 디온의 '특별한' 임신?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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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셀린 디온의 '특별한' 임신? 진실은…

[이상곤의 '낮은 한의학'] 침술과 불임

지난주 머라이어 캐리와 셀린 디온의 임신 소식이 보도되었다. 기사를 읽다가 두 사람 모두 침술의 도움을 받아서 임신한 사실을 밝힌 점이 눈에 띄었다.

이 보도를 보면, 캐리의 남편은 "2008년 결혼하고 나서 유산으로 캐리가 힘들어하며 많은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 다시 임신을 시도하고 나서 캐리는 매일 한 차례씩 침을 시술받았는데 이런 처방이 그녀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임신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디온도 한방 치료를 겸해서 임신에 성공했다. 침술 시술을 병행하면서 어렵게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 것이다.

이 보도는 미국의 많은 여성들이 셀린 디온처럼 시험관 아기 시술의 성공률을 높이고자 침술 시술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방에서는 여성 불임의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고, 어떤 침술 치료를 시도할까. 일단 <동의보감>에서는 불임의 원인을 '음혈(陰血)'의 부족으로 인식한다.

"부인에게 음혈이 부족하면 부부 관계를 해도 자궁에서 정액을 받아들이지 못하므로 임신하지 못하며, 임신이 된다 해도 태아를 양육하지 못한다." "임신하지 못하는 부인은 자궁에 혈이 부족하므로 음을 돋워 주고 혈을 보해야 한다."

음혈은 양기와 반대되는 말이다. 양기가 태양을 상징한다면 음혈은 땅의 물과 같다. 한의학에서는 몸에 혈액을 보충하는 대사 과정을 간, 비장(췌장), 신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본다. 간, 비장, 신장 이 세 기관의 기가 만나는 혈 자리가 '삼음교'다. 이 삼음교에서 음혈을 만들어서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것이다. 한복을 입을 때, 삼음교를 대님으로 꼭 잡아매곤 했는데, 이것은 고된 노동에도 삼음교를 자극해 혈액이 계속 공급되도록 하는 지혜였다.

▲ 최근 침술 시술의 도움으로 임신에 성공한 머라이어 캐리. ⓒtaramtamtam.com

삼음교와 임신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본인 이시노(石野信安)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이시노는 삼음교에 뜸을 뜨고 나서, 결과를 이렇게 기록하였다. 삼음교를 자극하는 치료가 다리가 부은 증상을 완화하고, 진통을 완화하며, 분만할 때 출혈 감소 효과, 분만 시간 단축을 가져와 태아의 발육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일본동양의학회지> 제10권 제1호)

이뿐만이 아니다. 자궁에 잘못 자리 잡은 태아가 삼음교 자극을 통해서 스스로 회전해 올바론 위치로 돌아오기도 했다(<일본동양의학회지> 제1권 제3호) 다른 기록에서 다카오카는 삼음교에 피내침을 붙여서 월경통을 호전한 사례도 발표했다(<산부인과의 세계> 제10권 제8호).

<동의보감>은 근본적인 불임 치료를 놓고도 침·뜸 시술을 권한다. 습관성 유산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배꼽 밑 3촌 부위에 있는 관원혈 좌우 2촌 부위에 있는 포문과 자호혈에 각각 50장의 뜸을 떠주라는 것이다. 관원혈이 단전으로 대표되는 원기의 창고인 점을 생각하면 근본적으로 자궁을 튼튼하게 하는 방법인 셈이다.

한의학에서 임신은 남자의 양종(養種)과 여자의 택지(擇地)가 기본이다. 양종은 남자가 씨앗을 잘 뿌리는 것이고 택지는 건강한 임신 조건을 유지하는 여성의 몫이다. 여성을 기준으로 보면, 자궁을 밭으로 보기 때문에 밭이 기름지고 따뜻해야 씨앗이 잘 자란다고 보았다. 밭이 메마르면 씨앗이 말라 죽고, 차가우면 얼어 죽고, 기름지면 녹아버린다. 선천적이나 후천적으로 자궁 자체가 허약한 경우가 밭이 메마른 경우고, 비만하여 기름기가 많아서 기의 소통을 막는 경우가 지나치게 질퍽하여 기름진 경우다.

머라이어 캐리의 경우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불임이 왔다고 밝혔다. 한방에서는 스트레스로 생기는 불임을 '간기울결'이라고 정의한다. 혈액을 공급하는 간기가 맺혀 소통되지 않은 경우로 생리가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고 생리양이 적으며 생리 전에 가슴이 아프고 생리통도 있으며 기분이 우울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머라이어 캐리는 침을 맞으면서 임신 유지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섭취했다. 양·한방 협진의 결과로 임신에 성공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침학을 보유한, 침의 종주국인 대한민국에서 협진을 통한 불임 진료가 없다는 점은 오늘 우리 의학계의 관용 정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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