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위대한 저서, 위대한 번역…"다시 베버를 주목하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위대한 저서, 위대한 번역…"다시 베버를 주목하라!"

[프레시안 books]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묘비에는 "우리는 그에 필적할 만한 사람을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다(Wir finden nimmer seines Gleichens)"라는 묘비명이 적혀 있다. 그 문구가 상징하고 있듯이 그는 매우 독창적이고 진지한 학자였다. 그는 특히 아무도 개척하지 않았던 사회학의 여러 분야에 매우 획기적인 업적을 남기었다. 그 가운데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김덕영 옮김, 길 펴냄)은 그의 가장 유명한 저서이고, 불후의 명저이다.

이 책이 막스 베버만 30여 년 가까이 연구한 학자, 김덕영에 의해 번역되었다는 것은 한국 학계에 커다란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는 독일에서 베버 연구로 박사 학위 취득 이후, 교수 자격 논문까지 통과한 베버 연구에 혼신의 힘을 다 바친 진지한 연구자이다. 그러한 연구자에 의해 베버의 고전이 우리말로 번역된 것은 매우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에 더하여 그는 한 권의 저서에 가까운 양의 해제를 덧붙였다. '우리는 이에 필적할 만한 번역서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과장일까?

▲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 지음, 김덕영 옮김, 길 펴냄). ⓒ길
막스 베버는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사회학이라는 학문 영역을 개척한 칼 마르크스, 에밀 뒤르켐과 함께 세 명의 고전 사회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사회학의 많은 분야에서 수없이 많은 위대한 업적들을 남겼다. 그는 위대한 사회학 이론가이며, 동시에 정치사회학, 경제사회학, 특히 종교사회학, 문화사회학의 초석을 만들어놓은 위대한 학자이다.

베버는 사회학의 다양한 분과 영역 가운데 어느 하나에 속하지 않는다. 워낙 다양한 영역을 섭렵하며 지금도 사회학 논의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근대 사회 조직의 중요한 특징인 관료제의 공통점을 추출하여 그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론, 이념형을 고안한 학자이고, 보편적 세계사의 과정을 합리화로 파악하고 인간의 행위를 점차 '가치 합리성'이 아니라 '목적 합리성'이 지배하게 되는 것을 비판적으로 고발한 학자이기도 하다.

베버에게 중요한 것은 종교 연구였는데 그는 동·서양 문화의 차이를 종교의 교리에서 찾은 학자로서 유명하다. 예를 들어 동양의 종교는 스스로 신이 될 수 있는 '신의 그릇(bowl of god)'의 종교이고, 서양의 종교는 신의 말씀대로 살고자 하는 '신의 도구(tool of god)'의 종교라는 것이다. 그 외에도 그는 지금도 사회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는 각종 개념에 대한 정의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권력에 대한 정의, 다양한 행위에 대한 정의, 지배의 유형에 대한 정의 등이 그것이다.

막스 베버(1864~1920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종교사회학 연구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학 연구의 중요한 초석이 되는 역저이다. 이 책에서 인간의 행위를 이해하기 위한 여러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사회의 영향 가운데 하나인 종교의 영향에 의해 행위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는 잘 보여주고 있다.

우선 자본주의는 베버에게 근대인의 삶의 운명을 강력하게 결정하는 힘이었다. 그는 그 힘의 발생을 '경제적 상황의 반영인 상부구조로서' 파악한 마르크스를 소박한 사적 유물론이라고 비판한다. 그에게 자본주의 정신은 '적대적 세력들로 가득한 세계와의 험난한 투쟁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종교적인 원인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그는 자본주의가 발생한 문화적 기원을 찾아냈다.

그 기원을 찾기 위해 베버는 가톨릭 신자들은 여전히 역사학이나 신학 공부를 선택하는데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은 경영학이나 공학을 선택하는 차이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에서 출발한다. 가톨릭 신자들이 비세속적이고, 금욕과 종교적 경건성을 견지하고 있다면, 프로테스탄트들은 자본주의적 영리 활동에 더 몰입하고 있는 차이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는 이 차이를 프로테스탄트의 '다소 유물주의적인 혹인 반 금욕적인 '세속적 쾌락'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것의 순수한 종교적 특징'에서 찾고 있다.

베버는 서로 다른 종교적 특징을 가지는 가톨릭 교리와 프로테스탄트 교리의 차이는 두 신도 집단들로 하여금 자본주의에 대해서 서로 다른 행동을 하게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양대 기독교 교리의 차이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특히 칼뱅의 프로테스탄트의 교리, '예정 조화설'에 대한 연구에서 그는 자본주의적 영리 추구의 행위가 신의 부름을 받은 증거라는 내용이 들어있음을 발견한다. 근검절약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이미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사람이고 돈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다. 결론적으로 돈을 많이 축적한 사람은 신으로부터 부름(소명=직업, Beruf)받은 사람이다.

기독교 영향권의 사회에서 신의 집으로 회귀할 수 없는 사람은 삶의 의미를 확인할 수 없는, 또는 삶의 의미를 상실한 사람이다.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신의 구원을 받기 위한, 신의 말씀대로 살기 위한 것이 가장 중요한, 궁극적인 삶의 의미(Sinn), 삶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종교는 인간의 행위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의 하나이다. 종교에 의해서 자본주의적 행동 양식이 허락되지 않는 한 자본주의적 생활양식과 직업관이 승리를 거둘 수는 없다.

"자본주의의 특성에 적응된 종류의 생활양식과 직업관이 '선택'될 수 있으려면, 즉 다른 종류의 생활양식과 직업관에 대해 승리를 거둘 수 있으려면, 우선 그것이 형성되어 있어야만 함은 명백하다. 그것도 고립된 각 개인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인간 집단에 의해 담지되는 세계관의 형태로 형성되어 있어야만 한다." (79쪽)

뒤르켐이 개인의 외부에서 개인의 행위를 강제하는 '집합적 힘'을 사회학의 연구 대상으로 천명한 것과 같이 베버 역시 자본주의 정신을 고립된 각 개인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인간 집단에 의해 담지되는 세계관의 형태로 형성되는 것에서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고와 행위의 집합적 양식이 그것이다. 그러한 사고와 행위의 집합적 양식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의 시도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베버는 에밀 뒤르켐과 더불어 사회학이 무엇이고 사회학의 연구 대상이 무엇인가를 정립한 사회학의 고전 이론가이다.

그 사고와 행위의 집합적 양식은 베버에게 칼뱅의 예정 조화설이었다. 자본주의에 적응된 종류의 생활양식과 직업관의 승리를 이끌어 준 것은 프로테스탄트 교리의 하나였던 칼뱅주의였다. 칼뱅주의는 노동 자체가 절대적인 자기 목적인 양 여기고 일하는 정신적 태도를 가능하게 했다. 교리와 자본주의적 현실의 요구 사이의 결합, 종교와 이윤 추구 행위의 선택적 친화성이 베버가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증명하고자 한 내용이다. '신을 위한 것이라면 너희가 부자가 되어도 좋다'가 그것이다. 직업에 내재된 구원의 확실성, 그것은 가톨릭에 의해 막혀있던 이윤 추구의 제약을 풀어 헤쳐 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베버는 자신의 책의 말미에서 금욕주의가 세계를 변형하면서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금욕주의는 사라지고 그 대신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쇠우리에 갇혔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정신 없는 전문인, 가슴 없는 향락인이 된 무가치한 인간들이 양산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베버의 글은 독일 학자에게도 외국어에 해당한다. 문장이 매우 길고 현재에는 사용하지 않는 고어(古語)가 많아서 베버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수없이 많은 사례와 역사적 사건들의 등장은 읽는 이를 매우 힘들게 한다. 게다가 우리말로 옮겨지지 않는 많은 독일어의 장벽이 곳곳에 숨어 있다.

그러나 김덕영에게 이러한 것들은 결코 어려움이 될 수 없었던 듯하다. 문장도 매우 정확하고 간결하다. 이 힘든 일을 해낼 수 있었던 동력은 한국 사회학 발전에 대한 그의 애착과 소명 바로 그것이었을 것이다. 그의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