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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박영선 때문에 대화록 공개' 거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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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박영선 때문에 대화록 공개' 거짓이었다"

서기호 "'공공기록물' 주장도 국가기록원과 의견 달랐다"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댔던 것은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또 '대화록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닌 공공기록물이기에 국정원장의 판단으로 공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당초 국가기록원은 부정적 견해를 밝혔음도 드러났다. 국정원의 대화록 무단 공개가 정치적 이유에서, 정부 내 주무 부처의 이견을 무시하면서 강행됐다는 정황이어서 파장이 주목된다.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3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4월 18일 경찰이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해 수사를 종결하고 이를 검찰에 송치한 바로 이튿날 이미 국가기록원에 대화록 공개가 법률상 가능한지 질의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국정원이 국가기록원에 보낸 공문은 ""2007년 10월에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중 국정원이 작성·보관 중인 남북정상간의 대화록이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의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지?", "국정원이 보유 중인 위 대화록은 어떤 법률에 따라 관리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국정원은 박영선 의원이 6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석상에서 대화록을 언급하면서 '국정원의 명예가 실추'된 것을 대화록 공개 사유라고 했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국정원의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 지난 16일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NLL 대화록이 공개된 것처럼 계속 주장하자 국정원장이 NLL 대화록의 진정한 내용을 공개해서 그런 의문을 해소하겠다는 차원에서 대화록이 공개됐다"(새누리당 여상규 당대표비서실장)고 했었다. 서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자료는 이같은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국가기록원이 '대화록, 대통령기록물에 준해서 관리돼야' 의견 냈지만 무시"

또 하나의 문제는, 국정원의 질의에 대해 국가기록원은 5월 10일 대통령기록관장 명의의 답변에서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대화록과 동일한 기록물이 대통령지정기록물로도 존재한다면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기록물 역시 대통령기록물에 준해서 관리되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는 점이다.

대통령기록관은 "국정원에서 대화록을 '생산'하고 '보관'하고 있다면 현행 법령상 그 기록물은 공공기록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도 "회담을 주관한 기관이 어디인지, 대화록을 작성한 주체가 누구인지, 대화록을 작성하여 보관하게 된 경위가 어떻게 되는지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 수 없는 한계가 있으므로 그 사실관계에 따라서 기록물의 성격이 달라질 여지는 있다"는 단서를 달며 위와 같은 의견을 밝혔다.

국정원은 국가기록원 외에 법제처에도 유사한 내용의 법령 해석 요청을 보냈고, 법제처는 이에 대해 5월 21일 "정치적 현안이 되어 있는 사건이므로 의견을 내는 것이 적절치 않아 보류"(법령해석심의위원회)한다고 했다. 이때 국정원은 법제처에 보낸 공문에서 '대화록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므로 국회 재적의원 2/3 찬성이나 고등법원장 영장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 자신들의 입장임을 밝히기도 했다. 서 의원은 이에 대해 "이미 국회의 동의절차 없이 대화록의 열람과 공개를 염두에 두고 법령해석 의뢰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국정원이 국가기관에 법령해석을 의뢰한 것 자체가 검찰의 판단을 국정원이 보기에도 자의적이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라며 "더구나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의뢰하면서 '대화록이 대통령기록물인지 공공기록물인지 불분명'하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화록) 공개에 난색을 표하던 국정원이 180도 입장을 바꿔 공개한 것은, 검찰의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결과 발표 이후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을 '물타기'하고 진보-보수 간 정치적 공방을 야기해 국면을 전환할 목적이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하며 "청와대와 새누리당, 국정원이 한결같이 '합법적 절차에 의해 공개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며 열람과 공개가 모두 불법행위였음이 밝혀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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