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지난 7일 2020년 올림픽 개최치 선정을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가 항만 내에 완벽하게 차단되고 있다"고 큰소리친 이후 올림픽 유치를 위한 '완벽한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때문에 이번 방문은 일본 내에서조차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을 무마하기 위한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역시 아베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영향이 원전 전용 항만의 0.3㎢ 안의 범위에서 완전 차단되고 있다"는 발언을 되풀했다.
▲ 명찰이 아니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방호복을 입은 채 19일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한 아베 총리. ⓒAP=연합 |
아베 총리의 거짓말 증명한 일본 기상청 연구 발표
하지만 바로 전날 일본 기상청의 한 연구원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과학포럼에서 총리의 발언을 정면 부정하는 발표를 했다.
아오야마 미치오(靑山道夫) 일본 기상청 기상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이 발표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 137과 스트론튬 90이 하루에 약 600억 베크렐씩 태평양으로 방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오아먀 연구원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의 원자로 건물 쪽에서 원전 내 항만으로 배출된 세슘 137과 스트론튬 90이 5·6호기 쪽 취수구로 들어갔다가 항만 외부로 연결된 배수구를 따라 태평양으로 흘러나간다"고 구체적인 경로까지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인 2011년 3월 26부터 같은 해 4월 7일에는 배출구에서 세슘 137이 하루에 약 100조베크렐씩 배출됐고 차츰 감소해 지금은 300억베크렐 정도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트론튬 90도 300억베크렐 가량 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아오야마 연구원의 발표에 대해 "기준치 이하로 희석돼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사능의 해양오염에 대해 경고하는 전문가들은 농도를 기준으로 삼아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안이한 대응이라고 지적한다. 방사성 물질의 배출 총량에 대한 법적인 규제가 없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용융 연료, 물과 직접 접촉하고 있는 것 틀림없다"
아오야마 연구원도 "후쿠시마 앞바다에 어류가 서식하면 방사성 물질이 농축돼 일본이 정한 규제치를 초과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아오야마 연구원은 "배출되는 세슘 137과 스트론튬 90의 비율 등으로 미뤄볼 때 원자로 건물 지하에서 용융 연료와 직접 접촉한 물이 흘러나오는 게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 현에 대해 수산물 전면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철회를 공식 요구한 것에 대해 반박하듯, 19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전면적인 수입금지 조치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이날 현안 보고서에서 "정부가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지만, 이후로도 국민적 불안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성 물질 검출수준이 적다고 하더라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입법조사처는 "단기적으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거나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준이 정상화될 때까지 전면적인 수입금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식품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한다는 측면에서 비용 대비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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