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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시리아 화학무기 학살, 88년 할랍자 사건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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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시리아 화학무기 학살, 88년 할랍자 사건 이후 최악"

공격주체 공방 속 가디언 "운반 로켓, 정부군 소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구타 마을에서 지난 8월21일 화학무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는 의혹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해온 유엔이 "화학무기가 사용됐으며, 25년 만의 최악의 화학무기 공격 사건"이라고 16일(현지시각) 확인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88년 사담 후세인이 할랍자에서 민간인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이후 가장 심각한 사례로 확인됐다"면서 "국제사회는 이런 끔찍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막겠다고 약속했으나, 또다시 일어났다"고 개탄했다.

유엔은 공격 주체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다. 반 총장은 "공격 주체를 조사할 임무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영국, 프랑스 정부는 화학무기로 사용된 사린 가스와 이를 운반한 로켓의 종류와 로켓의 궤적 등 모든 증거로 볼 때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소행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정부는 반군들이 외세 개입의 명분을 얻기 위해 자기들을 지지하는 민간인들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유엔이 공식적으로 공격주체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유엔의 조사팀을 이끌고 있는 스웨덴 과학자 아케 셀스트롬은 "이번에 사용된 사린 가스는 1995년 도쿄 지하철 테러 사건이나 사담 후세인의 할랍자 사건에 사용된 것보다 독성이 강한 것"이라면서 "사용된 로켓도 정교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국들은 유엔의 보고서 내용 자체가 공격 주체가 시리아 정부군이라는 것을 "의심할 여지없이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무기 전문가 피터 부캐어트도 "화학무기 공격에 쓰인 로켓들은 시리아 정부군 무기고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들"이라면서 "반군의 수중에 이런 로켓들이 발견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1988년 할랍자 사건이 쿠르드계 이라크 국민들에 대한 사담 후세인의 무자비한 대량학살이란 주장은 실제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진행 중이던 이란.이라크전쟁 와중에 이라크군과 이란군 모두 화학무기를 사용했으며 실제 사망자는 수백여명이었고, 사망자의 대부분은 이란이 사용한 화학무기에 의해 희생됐다는 것이다. 지난 13일자 <주간 프레시안 뷰>(프레시안 언론협동조합 조합원만 볼 수 있는 유료 컨텐츠입니다)에 실린 관련 내용을 아래 싣는다.

"그런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우선 후세인이 일방적으로 쿠르드계 자국 국민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이란과의 전투 과정에서, 그것도 이란군과 이라크군 모두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바람에 쿠르드계 시민들의 희생이 발생한 것입니다. 희생자 숫자도 많아야 수 백 명 정도였습니다. 과정은 이렇습니다.

1988년 3월 16일(이란.이라크전쟁이 계속되던 시점입니다), 이란군이 쿠르드 반군의 안내를 받아 바그다드 인근 쿠르드족 거주지인 할랍자를 기습 공격했습니다. 기습공격에 당황한 이라크군은 화학무기로 대응했고, 이에 대해 이란군도 화학무기로 맞대응 했습니다. 이란.이라크전쟁 당시 이라크군은 화학무기를 애용했는데, 인구가 이라크의 3배인 이란의 인해전술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당시는 화학무기금지조약이 없었던 때로 이 조약은 1993년 발효됩니다). 할랍자 전투 당시, 이라크군이 사용한 화학무기는 겨자가스였고, 이란군은 시안계통(청산가리)의 화학무기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전투 현장에 들어갔던 기자와 의료요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희생자 대부분의 주검은 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이란측이 사용한 시안계통 화학무기에 의한 것이라는군요. 할랍자 전투에서 이란과 이라크 양측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은 1990년 5월 3일 미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의해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나아가 국제시민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와 '미들 이스트 워치'가 실제로 확인한 화학무기 희생자는 15명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5천명 사망'은 대단히 과장된 수치라는 얘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세인의 할랍자 학살'이 진실인 양 알려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라크의 중동지역 패권을 막기 위한 미 의회와 언론의 조직적 언론플레이 때문이었습니다. 휴전 협상이 진행되던 1988년 9월 당시 미 슐츠 국무장관은 회담을 하겠다며 이라크 외무차관을 워싱턴에 불러놓고는 TV회견을 통해 이라크의 화학무기 사용을 강력 비난했습니다. 이란의 화학무기 사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요. 나아가 미 상원은 의회 보좌관 2명을 이라크 현지로 파견해 후세인의 화학무기 사용으로 쿠르드인 10만명이 사망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는 이라크 경제제재에 들어갔습니다. 미 언론들은 이 '조사 결과'를 열심히 받아 적었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할랍자 학살'은 국제사회에서 정설이 된 겁니다.

이상의 사실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선임정책분석가로 이란.이라크전쟁 내내 이라크 상황을 주시했던 스티븐 펠레티에 박사의 저서(2001년) <이라크와 국제석유시스템: 왜 미국은 (1차) 걸프전을 감행했나(Iraq and the International System: Why Went to War in th Gulf)>에서 인용한 것입니다(202-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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