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일본 정부, '정치쇼' 가까운 대책만 나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일본 정부, '정치쇼' 가까운 대책만 나열"

[후쿠시마 아마겟돈]② 日원자력규제위원장 "방사능 오염수 배출 불가피" 시인

후쿠시마 사태가 2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현재 진행형'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방사능 오염수 유출'을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인정하면서부터다.

지난 7월 22일 도쿄전력이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유출을 처음으로 인정한 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7일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원자로 1∼4호기 주변에 흐르는 하루 약 1000톤의 지하수 중 약 400톤이 핵발전소로 흘러들어가 300톤이 고농도의 방사능 오염수에 섞여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급기야 지난 5일 도쿄전력은 "핵발전소 인근 지하수의 샘플 조사 결과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하수가 핵발전소로 흘러들어가 오염수로 변하는 차원을 넘어 지하수 자체가 오염됐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인정한 것이다.

▲ 매일 엄청나게 새로 생기는 방사능 오염수를 탱크에 저장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AP=연합뉴스

땅을 얼리고, 정화하겠다는 '황당무계한 대책들'

문제는 더 이상 사태 악화를 막을 방법이 있느냐다. 서균렬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사실상 없다"고 말한다. 방사능 오염수 문제가 세계적으로 부각되자 일본 정부가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은 '정치 쇼'에 가까운 방안들 뿐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핵발전소로 지하수가 유입되는 것을 아예 차단하겠다는 '동토차수벽(凍土遮水壁) 구축 방안이다. 핵발전소 주변의 땅을 냉각재로 얼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사를 위해 잠깐 주변을 얼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땅을 얼려 놓은 상태로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본 정부의 대책이 당장 시행되는 것도 아니다. 일본 정부의 일정표에 따르면 국비 470억 엔(약 5200억 원)을 투입한다는 동토차수벽 건설과 고성능 정화 장치 증설 등 핵심 대책들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부터나 시행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일본 정부의 대책들이 실효성이 없는 것뿐이라면, 사실상 남은 해법은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돼 최대한 정화해서 내보내는 것이다.

원자력규제위원장 "방사능 오염수, 희석해서 배출할 수밖에"

현재까지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탱크에 담아 왔다. 하지만 매일 300톤의 오염수가 새로 생기는 마당에 이런 방법이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지금까지 1000개의 오염수 탱크에 약 33만 톤의 오염수를 저장해두고 있지만, 오히려 탱크 관리 부실로 탱크가 오염수 유출의 새로운 통로가 되고 있다.

지난 3일 도쿄전력은 "일부 탱크 바닥에서 시간당 최대 22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고 밝혔다. 오염수 누출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3시간 남짓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정도의 고농도 오염수가 가득찬 탱크들을 관리하는 직원은 단 두 명이다. 사실상 관리 자체가 안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탱크의 70%가 볼트로 연결해 급조된 것이어서 시간이 갈수록 '누출 탱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고농도 오염수 누출 사실을 도쿄전력이 밝힌 바로 전날 일본 정부 기구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다나카 순이치 위원장은 외신 기자 회견에서 "방사성 물질 농도를 낮춰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나카 위원장은 "정화 장치로 62종류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다음 이 장치로도 제거되지 않는 삼중수소는 희석해서 방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나카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영국 BBC 방송은 "국제적인 파문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나카 위원장의 발언은 뻔뻔하면서도 일본 정부 관료로서는 드물게 솔직한 발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