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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 낙관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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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 낙관론 아닌가?"

[분석] 중국 현지 전문가 "정책 변화 어떤 신호도 없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전후해, 중국이 북한 문제에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다시 일부 언론에 등장했다.

북중 관계가 이전의 특수한 관계에서 벗어났으며, 시진핑(習近平) 시대의 중국은 북한에 대해 이전과 같은 '관용'을 베풀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최룡해 북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방중 때에 '푸대접'을 받았다거나, 이에 대비대는 박 대통령에 대한 환대, 지난 5월 중국은행의 대북 금융 제재 조치 등이 이런 관측의 근거다.

과연 중국의 대북 정책에는 변화가 있을 것인가? 박 대통령이 중국 방문 중이던 지난달 28일 베이징 현지에서 <프레시안>과 만난 한국과 중국의 젊은 외교안보 분야 연구자는 고개를 저었다. 이들은 이후 <프레시안>에 추가로 보내 온 전자우편에서도 중국의 학계 분위기를 전하며, 중국의 관점에서는 대북 정책 기조를 변화시킬 이유도 없고 현재로서는 그럴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장젠(張鍵) 박사는 '한국의 일부 언론은 중국이 대북 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는 말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장 박사는 "나는 어떤 대북 정책 변화의 사인(신호)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변화가 있다면 이는 매우 복잡한 것으로 많은 지역적, 국제적 이슈와 연관될 것이지, (북중) 양자 관계만의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박사는 "중국 정부는 중국을 둘러싼 지역적 도전들에 대처함에 있어, 남북한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중국은 지역적 상황의 변화를 지켜보며 기다린 이후 정책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장래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변화의 조짐이 없다는 것.

중국 외교학원에서 국제 관계 분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 정용준 씨도 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 기대를 놓고 "약간 낙관적인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외교학원은 중국 외교부 산하에 있으며, 직업 외교관을 길러 내는 외교아카데미 역할을 해 왔다.

중국 <환구시보>에 기존의 북중 관계를 비판하는 칼럼이 실리는 등이 변화의 조짐이 아닌지 묻자 둘 모두 고개를 저었다. 그런 칼럼이 실리는 것과 주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특히 장 박사는 '신문은 많은 사람들이 보게 하기 위해 여러 다양한 주장을 싣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중국 내 여론은 국내에 소개된 것과 사뭇 달랐다. 정 씨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생존을 위한 이성적인 선택이라는 것은 거의 모든 중국 사람들이 견지하는 바"라며 "이들(중국인들) 중 대다수는 미국의 위협이 그 원인이라고 보고 있고, 북핵 문제 해결의 열쇠도 미국이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북 경제 제재나 '중국 역할론' 등을 주장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장젠 박사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많은 학자들이 지역 안보 이슈와 북한 핵실험이 중국에 가져올 부정적 효과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아는 한, 많은 학자들은 대북 경제 제재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효과적 방법이 아니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장 박사는 "협상과 대화가 여전히 중요한 방법이며, 여기서 한국이 의지만 있다면 더 특별하고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자신들의 국익에 위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지만 제재에는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이해·동정하는 여론이 있다는 점은 한국의 여론과의 큰 차이다.

정 씨는 외교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솔직한 인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이라는 한 국가가 (중국의 외교 전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며 "중국은 기본적으로 미국, 러시아, 일본, 유럽연합(EU) 등과의 '대국 외교'를 외교 정책의 방점으로 삼고 있고, 그 다음은 소위 '발전 중인 대국'인 브릭스(BRICS) 국가들"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중요한 것은 북한과의 연결 고리가 있고 한미 동맹의 당사자라는 전략적 가치 때문"이라면서, 특히 "6자 회담은 중국이 국제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장젠 박사 역시 "중국 외교에서는 미국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면서 "남한, 북한, 일본은 중국의 지역 외교에 있어서 같은 정도로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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