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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사령부 '최후통첩'의 진의는?

남-북, 긴장 속 정면충돌 회피

북한이 한국 정부에 대해 '대화를 원한다면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16일 발표한 '최후통첩장'에서 "남조선 괴뢰들이 백주에 서울 한복판에서 반공깡패 무리들을 내몰아 반공화국(반북)집회라는 것을 벌려놓고 우리 최고 존엄의 상징인 초상화들을 불태우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고 한국 내 우익단체 집회를 문제삼았다.

북한은 "용서 못할 만행이 괴뢰 당국의 비호 밑에,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한 이제부터 우리의 예고 없는 보복행동이 개시될 것"이라며 '보복 대상'으로 "최고 존엄을 훼손시키는데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가담한 자들, 그것을 부추기고 묵인한 놈들과 해당 당국기관 및 부서들"을 지목했다.

북한은 이어 "괴뢰 당국자들이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감행한 크고 작은 모든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전면 중지하겠다는 실천적 의지를 온 겨레 앞에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의 최고사령관은 바로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다.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국민대 교수는 "인민군 총참모부 등보다 격이 높은 최고 수준의 의사 표명"이라며 "북측이 주장하는 '존엄'과 자주권에 대해 어긋나는 것이 있다면 최대한 반박한다는 것이 북측의 기본자세"라고 했다. 정 교수는 "독수리 훈련이 끝나는 4월까지는 북측도 위협을 계속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우리 언론 보도를 가지고 문제삼는 것"이라며 "온당치 못한 처사"라는 반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언론의 자율성은 정부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언론의 자율성, 다양성, 표현의 자유에 대해, 벌어지는 일을 마치 당국이 뒤에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매우 온당치 못한 것"이라고 북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 당국자는 "이런 온당치 못한 이유를 들어 군사적 행동으로 위협하는 것을 그만 두고, 성실한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북측에 촉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14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이 밝힌 입장과 이날 최고사령부 '통첩' 간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다.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의 현 집권세력이 선행 정권의 범죄적 대북정책의 바통을 그대로 이어쥐었다"며 "현 남조선 당국과 괴뢰호전광들은 (…) 우리의 존엄을 심히 모독"했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날 최고사령부의 통첩에서는 '존엄을 모독'한 주체가 '당국'에서 '반공깡패'로 바뀌었고, 당국의 책임으로는 '비호하고 부추기고 묵인했다'는 점만을 거론했다. 통일부가 이에 대해 즉각 '민간이 자율적으로 한 일이며, 벌어지고 있는 일의 뒤에 당국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낸 점도 주목된다.

정창현 교수는 "어떤 특별한 신호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북한이) 당국과 민간을 분리해서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 모두 대화 국면으로 향하는 길을 완전히 틀어막는 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정황이 읽힌다. 북한이 한국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도 '대화 의지가 있다면 대결 자세부터 버리라'(조평통), '대화를 원한다면 사죄하라'(최고사령부)는 등의 여지를 두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박근혜 정부 역시 조평통 대변인의 입장에 대해 "대화를 거부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직접 유감을 표명하긴 했었지만, 여전히 북한이 대화에 나서겠다면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조평통은 반관반민(半官半民)이니…"라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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