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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없다"던 청와대, 뒤늦게 '인사 참사' 대독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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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없다"던 청와대, 뒤늦게 '인사 참사' 대독 사과

허태열 비서실장, 인사위원장 자격으로 유감 표명 "매우 송구스럽다"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 후보자 6명이 줄줄이 낙마한 사태와 관련해 정치권과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아온 청와대가 결국 유감을 표시했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30일 김행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 실장은 이어 "앞으로 인사 검증 체계를 강화해서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며 인사 시스템 개선을 약속했다.

이날 입장 표명은 비서실장 명의가 아닌 '인사위원장' 명의로 이뤄졌다. 허 실장은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하는 인사에 대해 사전 검증과 추천 등의 기능을 행사하고 있는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공식 유감 표명 없이 인사 난국을 그저 덮고 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었다. 전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조각(組閣)을 한다는 것은 사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며 "어찌 보면 불가항력적인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아예 "사과는 없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까지 언론에 흘러나왔었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7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토요일 오전, 단 2줄짜리 '대타의 대타' 유감 표명

그랬던 청와대가 결국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그러나 그 형식과 수위, 시기 등을 놓고 논란이 한동안 이어질 여지도 있어 보인다.

야당은 허 실장이 유감 표명을 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대통령은 침묵하고 청와대는 비서실장 '대타(代打) 사과'라는 꼼수만 생각하고 있다(28일,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라고 비난했었다.

청와대의 30일 유감 표명 형식을 보면, 대통령을 대신해 비서실장이 내놓은 메시지를 대변인이 또 대신 읽었다. 박 원내대표의 표현대로라면 '대타의 대타'다. 내용도 단 2줄이 전부다.

시기도 미묘하다. 허 실장의 입장이 나온 것은 언론의 반응이 가장 느리다는 토요일 오전이다. 일요일자를 발행하는 신문은 거의 없다. 정치 현안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또한 가장 떨어지는 시기가 주말이다. 야당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날 오후에는 당정청 고위 워크숍이 예정돼 있다. 새누리당 일부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인사 참사'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친이계 출신 한 국회 상임위원장은 "(당정청 워크숍에) 가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못하는 수석 등의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 청와대가 이날 오전 허태열 인사위원장 명의로 유감을 표명하며 선수를 친 셈이다. 여당 의원으로서는 이미 청와대에서 사과한 사안에 대해 형식이나 시기, 내용의 수위 등을 계속 문제 삼기도 난감하다.

민주통합당은 청와대 브리핑 직후 김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변인의 진심 없는 대독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며 "비서실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한 것도 아니고 대변인이 비서실장의 사과문을 대독한 것은 또 다른 오기"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주말을 이용해 사과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인사 실패에 대해 누구 한 사람 책임지지 않고 사과문 대독으로 넘어가려는 청와대의 행태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직접 나서서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참모진을 문책하라는 요구도 계속됐다.

하지만 이미 추경 예산 등으로 정치 현안의 흐름이 넘어가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고 어떤 식으로든 청와대의 유감 표명이 나온 만큼, 이 문제에 힘을 집중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판단할 지점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 대변인 논평에서도 "청와대가 인사 실패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는 오만함에서 한발 물러났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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