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박근혜 임기 나흘째, "공식 일정 없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박근혜 임기 나흘째, "공식 일정 없음"

朴, 숨고르기?…어수선한 청와대

취임 나흘째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호흡 조절에 들어갔다. 청와대는 28일 박 대통령의 일정을 알리면서 "공식 일정 없음"이라고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 동안 바쁘셨으니 국정 운영 구상이나 정부조직법 개정안, 인사 등 현안에 대해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하다"며 비서실에서 올린 3.1절 기념사에 대한 검토도 이날 중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까지 박 대통령은 20여개국의 취임 축하 사절을 접견하고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등 숨가쁘게 움직였었다.

하지만 정부조직개편안 통과 지연으로 '국정 공백'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가운데여서, 박 대통령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불참한 것을 부각시키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압박했지만, 야당은 "안보를 홍보에 활용하려는 형태"라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허태열 비서실장도 '대통령실장'으로 임명했고 박흥렬 경호실장 내정자도 기존 직제대로 '경호처장'으로 임명해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김 실장도 정부조직개편 전 직제에 의해 '위기안보실장'으로 임명하고 참석시킬 수 있었음에도 일부러 공백상태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작 중요한 국가안보실장은 공석으로 두고 국민에게 왜곡된 여론전을 펼치는 것"이라며 "국가의 안위를 위한 안보실장은 정부조직법이 개편되지 않았다고 임명하지 않고, 대통령의 경호와 대통령의 비서실장은 임명하는 이런 편법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도 했다.

靑 정무수석, 국회 찾았으나 "인사차"…일부 비서관 인사 논란도

이처럼 정부·여당과 야당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날 국회를 찾아 여야 원내대표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정부조직법 협상에 청와대가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와 관측이 일었으나 "인사차" 들른 것으로 전해졌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박 원내대표와 이 수석의 회동에 대해 "정부조직법 얘기는 있었지만 별 내용은 없었다"며 "인사만 하고 가셨다"고 말했다. 이 수석이 박 대통령의 뜻을 받아 진전된 중재안이나 타협안을 들고 온 것이 아닌지 묻자, 윤 대변인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에서는 비서관 인선 등을 둘러싸고 잡음만 빚어지고 있다. 이종원 홍보기획비서관 내정자는 이틀째 출근을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출근을 안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왜인지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지만, 일각에선 수석급(행정부 차관급에 해당) 자리를 원한 이 내정자가 비서관 보직에 불만을 품은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까지 나온다.

민정비서관 자리의 경우 아직 내정자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이나,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 일부 비서관직에 내정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현직 검사를 청와대에 파견 근무시키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의 약속을 '깜빡'하고 현직 검사를 인선했다가 철회했다거나, 출신 지역과 학맥의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의외의 인사를 했다는 등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비서관 인선에 대해서는 '확정되는 대로 알릴 것이지만, 아직 인선·내정자 등이 모두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대변인을 통해 나온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다. 김행 대변인은 '출근하지 않고 있는 이종원 내정자가 그 자리에 내정된 것은 맞나?'라는 질문에도 "그 자체를 모르겠다"고 했다.

공보업무도 혼선…언론들 아우성

대(對)언론 업무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전날 윤창중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오늘 (수석비서관) 회의는 박 대통령과 수석비서관 간의 자유 토론 형식이라고 할 정도로 충분한 토론이 진행됐다"고 하면서도 "비공개 회의에서 대통령이 하신 발언은 모두발언에 충분히 정리돼 소개됐기 때문에 추가 브리핑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 발언은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동아일보>는 "한 시간 이상 벌어진 '자유토론'이 모두발언 5분에 '충분히' 담겨 있다는 이해하기 힘든 논리"라며 "회의가 오전 11시 10분에 끝났음에도 달랑 다섯 문장에 불과한 브리핑을 작성하는 데 40분이나 걸렸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같은 말만 반복하는 "앵무새 대변인"이라고 혹평했고, <국민일보>도 "브리핑의 '질'뿐만 아니라 '양'도 형편없기는 마찬가지"였다며 "윤 대변인이 청와대 집현실 뒤편에 내걸린 '의전용 병풍'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맹비난했다.

또 대변인 브리핑이나 보도자료, 대통령 일정 자료 등이 춘추관 홈페이지에는 게시되지 않고 공고문이나 종이 출력본 자료 등으로만 제공됐던 것에 대해 <서울신문>은 "(새 정부 청와대의) 의사 전달 수단은 '말'과 기자실 출입문에 대통령의 주요 일정이 적힌 '방'(榜)을 붙이는 것으로 대신한다"고 비꼬았다. 정권 이양기의 해프닝이다.

김행 대변인은 춘추관 홈페이지 문제는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벌어진 행정적인 빈틈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아직 '세팅'이 덜 됐다. 홍보수석실 회의도 오늘 처음 했다"면서 언론과 독자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김 대변인의 말처럼 이날 오후 춘추관 홈페이지는 지난 사흘 치의 브리핑과 보도자료가 한 번에 올라오며 정상 궤도를 찾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