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또 부적절 인선 논란이 불거졌다.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인수위에 참여 중인 홍기택 중앙대 교수가 농협의 지주회사인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직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9일 현재 이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사회 구성 현황'에 따르면, 홍 인수위원이 사외이사로서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으며 이사회 산하 운영위원회 위원장과 리스크관리위원회 및 평가보상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고 명기돼 있다.
인수위원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며, 법률상 겸직금지 규정도 없는 만큼 법적인 문제는 없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도 "그것(사외이사직)은 갖고 있을 수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홍 위원 본인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홍 위원은 전날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수위원은 7주짜리 임시직이며 절대 농협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농협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홍 위원이 사외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보다는, 오히려 농협의 이해관계인으로 볼 수 있는 홍 위원을 인수위원으로 임명하고 금융 분야를 담당할 경제1분과를 맡긴 인수위의 결정에 있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특정 금융사 임원이 관련 분야의 새 정부 정책 틀을 마련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앞서도 윤창중 대변인과 김경재·김중태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 등 이른바 '막말 인사' 임명 논란과 하지원·윤상규 청년특위 위원 등 부적절한 전력으로 문제가 된 인사 논란을 겪은 바 있다.
결국 홍 위원은 논란이 불거지자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인수위 측은 이날 밤늦게 "홍 위원은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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