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이후 민주통합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이 내달 10일까지 늦춰지게 됐다. 선출 때까지 비대위원장을 임시 겸임하고 있는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3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다음 주까지 미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해 당무위원회 및 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신년 1월 10일을 전후해 개최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빠르면 8일, 늦어도 10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후 당 내 각 그룹을 만나 의견을 수렴한다. 2일 상임고문단과의 회동이 예정돼 있고, 3일에는 전직 당대표 및 원내대표 등 원로들을, 4~5일부터는 시도당 위원장들과 의원들을 만난다. 상임고문단 회동에 손학규 전 대표나 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참석할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태다.
비대위원장 물망에 누가 오르나
현재 민주당에서는 비대위원장을 당 외부에서 '모셔'올지, 아니면 당 내 인사 중 적임자를 추대할지 등 의견 대립이 분분하다. 당 내 인사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선명성이 뚜렷한 혁신형 인물과 당 내에서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관리형 인물로 나뉜다.
당 내에서는 혁신형 비대위가 꾸려질 경우 비대위를 중심으로 한 대선평가와 혁신이 진행될 것이고, 관리형 비대위가 꾸려진다면 혁신 임무는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될 차기 지도부로 넘기고 비대위는 전대 준비에만 전념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는 데까지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당 외부 인사로는 선대위에 몸담았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나 안경환, 조국 교수 등이 거론되며, 당 내에선 '혁신형' 박영선(3선, 서울 구로을), '관리형' 원혜영(4선, 경기 부천오정) 등이 물망에 오른다. 비주류 측에선 김한길(4선, 서울 광진갑), 이낙연(4선,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등의 이름도 나오지만 본인이 고사하거나 수적 한계가 있다.
박지원 "원내인사가 바람직" vs 이낙연 "외부인사가 나을 수도"
박기춘 원내대표는 "우리 비대위는 반성과 혁신안을 만들 뿐만 아니라 당 전체를 실질적으로 혁신시키는 혁신의 사령탑이 돼야 한다"면서 "이런 방향에서 볼 때, 외부인사의 에너지를 어떻게 배치할지 그런 고려가 상당히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당이 어려운 시점인데 외부 인사에게 수습을 맡겨놓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라는 반론도 있다는 지적에는 "그런 얘기도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외부 인사가 돼야 되지 않느냐 하는 그런 의견도 있고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의 방송 인터뷰에서는 실제로 이같은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됐다. 당 내 주류에 속하는 박지원(3선, 전남 목포)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는 원내가 중심이기 때문에 역시 당내 원내인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당외 인사, 원외 인사가 과연 127명 의원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라고 물으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비주류로 평가받는 이낙연 의원은 "당의 혁신 이미지를 선명하게 국민들께 보여드리는 데는 외부인사가 당내인사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며 "그 일을 맡아주실 좋은 분이 있다면 빨리 우리가 모시는 노력을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비대위 구성과 관련, "혁신형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런데 그것 때문에 당내의 조정이 어렵다면 관리형으로 합의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관리형으로 하고 전당대회를 빨리 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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