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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패배 인정', 민주 "사흘만 더 있었더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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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패배 인정', 민주 "사흘만 더 있었더라면… "

[현장] 민주당사 표정은 '멘붕'…침묵의 5시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패배를 인정하며 낙선 메시지를 발표했다. 문 후보는 18대 대선에서 낙선이 확실시되고 있는 19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패배를 인정한다"고 공식 인정했다.

문 후보는 회견 전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고 말문을 연 후 "최선을 다했지만 저희의 역부족이었다.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모든 것은 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하지만 저의 실패이지 새정치를 바라는 모든 분들의 실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박근혜 당선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박 당선인께서 국민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펴 주실 것을 기대한다. 나라를 잘 이끌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께서도 이제 박 당선인을 많이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질의응답 없이 당직자들이 박수로 위로를 보내는 가운데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후 브리핑에서 문 후보가 선대위 관계자들과 만나 그간의 노고에 대해서 위로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우 단장에 따르면,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힘들긴 했지만 한편으론 행복했었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또 한편에서는 희망도 보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단장은 "선대위는 내일(20일) 공식 해단식을 갖고 선거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패배 요인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간의 벽을 못 넘었다"며 "사흘만 더 있었더라면"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두터운 보수층의 지지세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분석도 전했다. 문 후보의 이후 행보나 향후 전망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9일 밤 민주당사에서 낙선사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文 캠프, 고역·침묵의 5시간…일부 당원 욕설도

앞서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 이후 문 후보가 당사에 도착하기 전까지 5시간 동안 문 후보 측 개표상황실에선 오랜 '침묵의 밤'이 이어졌다. 정세균 상임고문과 박지원 원내대표, 정동영 전 장관, 김두관 전 지사 등 캠프 고위 관계자들은 6대의 모니터를 앞에 두고 실시간으로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캠프 관계자들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만 하더라도 "1%포인트 차이면 부재자투표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며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으나 9시경 처음으로 '박근혜 유력' 발표가 나오자 일말의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이후 잇달아 '박근혜 당선 확실' 발표가 나오자 이들은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개표가 진행될수록 출구조사 결과보다 점점 벌어지는 양상을 보이자 한숨의 농도는 더욱 짙어졌다. "서울에서 졌네, 너무 아쉽다"는 등 탄식만 나올 뿐, 별다른 대화도 없었다. 맨 앞줄에 앉은 관계자들이 기지개를 펴거나 생수로 목을 축이는 사소한 제스쳐에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문 후보의 당사 도착 소식이 알려지면서 모두 자리를 뜨며 상황실은 정리됐다. 박 후보가 여의도당사에서 '대국민메시지'를 발표하기 직전이었다.

곁에서 함께 중계방송을 지켜보던 당원들은 "참혹하구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렇게 투표율이 높았는데"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당원들은 술에 취한 채 상황실에 들어와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한 당원은 "(문 후보를) 제대로 도와주지 않았다"며 캠프 고위관계자들을 비난했다. 앞에 앉아있는 정세균 고문을 향해 "나쁜 새끼"라고 외치기도 했다. 또 다른 당원은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으로 뽑냐"며 "더러운 국민성"이라고 욕하기도 했다. 이들은 상황실 곳곳을 헤집고 다녔지만, 딱히 제지하는 이도 없었다. 당직자들도 말릴 기력조차 없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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