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천정 붕괴 시각이 2일 오전 8시경으로 일요일 비교적 이른 시간이어서 그나마 피해가 이 정도에 그쳤다는 점이 천만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충격적인 사고다.
3일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현장 조사를 한 일본 경찰은 사고 발생 22시간이 지난 3일 6시20분 9번째 사체를 끌어낸 뒤, 터널 천정에서 떨어진 콘트리트 구조물에 깔린 차량은 3대이고, 이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들 중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 2일 일본 중부 야마나시 현과 도쿄를 잇는 자동차전용도로 터널 구간 붕괴ㅣ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경찰과 구조대가 활동하고 있다. 3일 새벽까지 9명의 시신이 확인됐다. ⓒAP=연합 |
130m에 걸쳐 천정판 무더기로 쏟아져
첫번째 사망자로 확인된 사람은 냉동차 운전자로 2일 오후 10시 5분 차 밖에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이어 승합차에서 3일 오전 3시 25분 경까지 남자 3명과 여자 2명이 사체로 발견돼 옮겨졌으며, 오전 4시 30분 경 승용차에서 3명이 불에 심하게 탄 채 발견돼 오전 6시 20분까지 모두 옮겨졌다.
이들 3대의 차량은 한 장에 1t에 달하는 천정 콘크리트 판이 무더기로 떨어지는 순간 그 밑을 지나다가 참변을 당했다. 130m에 걸쳐 천정 콘크리트판이 한꺼번에 떨어졌기 때문에 피할 수도 없었다. 그나마 사고 당시 터널을 지나던 25대의 차량 중 나머지 차량들은 큰 피해를 면했다.
사고를 낸 터널은 수도 도쿄와 야마나시 현을 잇는 자동차고속도로의 사사고(笹子) 터널 구간으로 길이 4.3km에 이른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1977년에 지어진 터널의 콘크리트가 노후화되면서 천청판을 지지하고 있는 볼트들과 연결된 부위가 떨어져나가고 이것이 다른 천정판들과 연쇄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민간운영업체 '부실 점검' 시인
문제는 이 터널에 대해 지난 9~10월 정기점검을 할 때 이상이 없는 것으로 넘어갔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사사고(笹子) 터널과 유사한 터널이 전국에 최소한 20개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3일부터 당장 긴급안전 점검에 나섰지만 이미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터널을 운영하는 주체가 민간업체라는 점도 불신을 사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3일 고속도로 운영업체 '중일본고속도로' 고위관계자들이 본사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천정콘크리트판과 볼트 결합부를 두들겨 나는 소리로 충격에 대한 강도를 확인하는 점검을 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 업체는 민영화 후인 지난 2006년 4월 터널 천정판에 대해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만 안전점검 지침을 규정해, 타음 검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명문화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사히> 신문은 "사사고 터널이 35년 전 개통 전부터 문제점이 지적됐었다"고 전해 부실시공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감리 과정에서 천정 콘크리트의 두께가 설계보다 얇게 시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당시 일본도로공단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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