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의 진성준 대변인은 30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유신 시절 행적을 문제삼으며 공세를 제기했다. 박 후보가 유신정권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당시, 자신이 명예총재를 맡았던 '구국선교단'에 기부금을 낸 3개 기업의 민원을 해결해 주라고 김정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1969년부터 78년까지 9년3개월 동안 박정희 대통령을 보좌한 김정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회고록 <아 박정희>에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며 책의 내용 일부를 소개했다. 책에는 "하루는 큰 따님(박 후보)으로부터 구국선교단을 지원하고 있는 어느 건설회사와 섬유공업회사의 현안문제를 해결해줬으면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돼 있다.
또 <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이라는 다른 책에도 김정렴 전 실장은 동일한 증언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김 전 실장과의 면담 내용에 대해 "퍼스트레이디로 활약하던 박근혜 후보가 자신(김 전 실장)에게 뭔가 적은 메모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메모를 살펴보니 기업체 이름이 3개 적혀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김정렴이 이것이 뭐냐고 묻자 구국선교단에 기부금을 낸 기업체 명단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바라는 민원을 원하는 대로 해결해달라는 말을 자신에게 했다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박 후보가 김 실장에게 이같은 요청을 한 일시는 명백히 나와 있지 않으나, '구국선교단'에 기부금을 낸 기업에 대한 내용인 만큼 1975~76년 사이의 일로 보인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헌정을 중단시킨 1972년 10월 유신 이후다. 구국선교단은 1975년 최태민 목사가 총재를 맡아 발족했으며, 박 후보는 같은해 5월 명예총재로 추대됐었다. 이 단체는 1976년에는 '구국봉사단'으로 이름을 바꾼다.
진 대변인은 "이 증언들에 대해서 박근혜 후보가 밝혀야 한다"며 "이들 3개 청탁업체는 어디인지, 청탁의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청탁의 결과 어떻게 조치되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추궁했다. 그는 나아가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나면 이렇게 기부금을 낸 업체의 민원을 해결해 줄 것인지, 박근혜 펀드에 참여한 업체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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