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후보등록에 즈음한 입장 발표'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 후보는 "국민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고 한다"며 "오늘로 지난 15년 동안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눠왔던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저의 정치여정을 마감하려고 한다"며 "저의 남은 정치 인생 전부를 나라와 국민 여러분에게 바칠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대선 패배시 정계 은퇴를 공언한 것이다.
박 후보의 이같은 '배수진'은 결국 성사된 야권 단일화에 맞서 내부 결속을 다짐과 함께 비장한 모습을 보여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지난 15대 국회 보궐선거에서 대구 달성구 의원으로 당선된 이래 이 지역구에서 16, 17, 18대까지 내리 4선을 했고, 19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11번으로 5선 의원이 됐었다.
이날 기자회견 도중 박 후보는 '국회의원직 사퇴'를 '대통령직 사퇴'로 잘못 말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비례대표 의원 사퇴'와 '대선패배시 정계은퇴'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하려다 긴장한 탓에 말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월 SBS-TV <힐링캠프> 출연 당시에도 "바쁜 벌꿀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는 말실수를 하기도 했다.
▲25일 기자회견 중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뉴시스 |
한편 박 후보는 이날부터 시작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후보 등록에 서병수 중앙선대위 당무조정본부장과 조윤선 대변인을 대리인으로 보내 후보등록을 마쳤다.
전날에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를 영입,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전 총재는 "18대 대선은 단순히 대통령 한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의 정통성이 유지되느냐 무너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절체절명의 선거"라며 "다시는 좌파정권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기자회견 후 새누리당 입당서를 써서 박 후보에게 직접 제출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의 합류로 박근혜-이회창-이인제의 보수연합 편성이 박 후보 진영에서 이뤄지게 됐다. 그럼에도 이 전 총재는 "저의 결심은 단지 보수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수세력의 결집만이 아니라 중도, 중간층의 통합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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