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의를 진행 중이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이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14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후보 측의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다"며 "협의는 당분간 중단된다"고 밝혔다. 시작 10분 전에 긴급히 예고된 브리핑이었다.
유 대변인은 "오늘 오전 단일화 실무팀 협의에서 안 후보 측 팀장인 조광희 비서실장은 문 후보 주변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신뢰를 깨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가시적 조치를 요구했다. 최대한 빠른 조치를 요구했음에도 지금까지 답을 듣지 못했다. 따라서 협의는 당분간 중단된다"며 "가시적 조치가 있다면 언제든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협의 중단의 이유인 '신뢰가 깨졌다'는 점에 대해 유 대변인은 문 후보 측에서 '안철수 양보론' 등 언론 플레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오늘까지 문 후보 측과 민주당이 행한 신뢰 깨는 행위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 누차 비서실장을 통해 항의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오늘만 해도 양보론, 우리 실무팀에 대한 인신공격, 협의내용 이외의 자의적 발언 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백원우 전 의원이 트위터에 안 후보 측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의 전력을 언급하고, 이날 조간신문 등에 민주당으로부터 '안 후보가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멘트와 '새정치 공동선언'의 일부 내용 등이 밝혀진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 대변인은 문 후보 측에 대해 "유불리를 따져 안 후보를 이기고자 하는 마음 말고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른바 '안철수 후보 양보론'은 터무니없다"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유 대변인은 "양보론과 관련해 국민펀드에 참여한 분들이 민원실에 전화를 걸어 진위 여부 묻고 있다. 일일이 해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게 과연 단일화 상대에게 할 일인가 묻고 싶다"고 따졌다.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이 일부 익명 관계자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한 것에 대해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유감 표명이 가시적인 조치라 볼 수 없다"며 "(무엇이 충분한 조치인지는) 문 후보와 민주당에서 판단할 수 있다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단된 것은 '박영선-조광희 팀장 라인'을 통한 '단일화 방식 협의' 뿐이며, 정책협의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새정치 공동선언'과 관련해서는 "어제 막바지, 가합의, 구체적인 내용의 협의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실천과 행동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일정상의 협의만 남아있는 상황이었는데 한 번 더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이날 앞서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과 유민영 대변인이 민주당에 공개 문제제기를 하면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협상 중단까지 선언된 것은 의외로 평가된다. 박 본부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쪽에서 단일화의 정신을 해치는 발언들이 거듭 나오고 있다"며 "문재인 후보님께서는 좋은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후보 주변에서는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었다.
박 본부장은 이때까지는 "납득 할 수 있는 민주당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했었다. 유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여러 행동들에 대해서 지켜보고 있다. 페어플레이에 대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해서, 진실을 말한다는 것에 대해서 지켜보겠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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