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安 향해 "준비된 지도자 필요"
두 후보는 17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김대중기념사업회가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먼저 연단에 오른 박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이 통합의 리더십으로 (IMF) 경제위기를 이겨냈듯, 저도 국민 대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했던 때가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했던 때"라면서 "당시 온 나라가 IMF로 혼란스러웠고 우리 국민들이 힘들어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국민의 힘을 모아 이겨내는 지도력을 발휘하셨다"고 평했다.
또 박 후보는 지난 2004년 자신이 김 전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를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은 동서화합이 가장 중요하고, 이에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내가 못 한 일을 박 대표에게 수고해달라 해서 미안하지만 당부한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에 보답할 때"라고 했다.
이는 최근 자신의 '대통합 행보'를 김 전 대통령의 유지라고 주장한 것이다. 박 후보는 "우리 시대에 꼭 해야하는 과제가 국민통합이라 생각한다. 이런 저의 생각에 한광옥 전 비서실장을 포함해 많은 분이 동참해 주셨다"며 김 전 대통령의 사람인 한 전 실장의 캠프 합류를 거론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외환위기 극복 과정을 언급하며 '경험과 식견'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도 국내외적으로 큰 어려움과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 국민들이 기다리는 지도자도 준비되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 경험과 식견의 국정운영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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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김대중기념사업회 주최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
안철수, 박정희에 "DJ 납치살해하려 했던 그 상대"
반면 안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이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변화'의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이야말로 고인의 뜻을 이을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1997년, 우리 국민이 김 전 대통령을 선택했던 이유는 바로 변화였다"며 "50년 만의 정권교체로 우리는 낡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2012년,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다시 재현되길 바란다"며 "낡은 체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가야 한다. 절망을 딛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김 전 대통령은 IMF 위기 속에서 IT투자로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만드셨다"며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복지국가의 기초를 다졌고, 의료보험통합과 의약분업으로 누구나 공공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혁신경제'를 구호로 내세우고 있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을 겨냥한 간접 비판도 있었다. 안 후보는 "지금의 상황을 유지해야 이득을 보는 기득권의 벽이 두텁다. 네거티브의 벽도 높다"며 "새로운 변화는 가짜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흑색선전이 계속된다"고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수십 년 간 이념적인 공격과 온갖 종류의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에 고통받아야 했다"고 자신의 상황과 비교하며 "지금 제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굴하지 않겠다"며 "받은 만큼 갚아준다는 식으로 저들과 똑같아지지 않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또 "김 전 대통령은 용서의 사람이셨다"라며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납치살해하려 했던 그 상대까지도 그분은 용서하셨다"고 말했다. 김대중 납치사건은 박정희 정권의 중앙정보부가 저지른 것으로, 박 후보 앞에서 그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그 상대'라고 표현한 것이다.
안 후보는 행사 시작 전 방명록에 "정권교체와 정치혁신 반드시 이루겠습니다"라고 남겼다. 박 후보는 방명록 작성 없이 바로 식장으로 들어갔다. 한편 이날 지역 일정으로 행사에 불참한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는 영상 메시지만을 보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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