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단독회담'과 '비공개 독대' 헷갈린 듯

이철우 "북측 보도에 의하면 단독회담"…진상은?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주장으로 빚어진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비공개 녹취록' 파문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못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의 근거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10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늘자 <한국일보>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양 정상이 단독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고, 우리 측에서도 당시 사실상의 단독회담으로 보도한 바 있다고 전했다"며 "민주당의 입맛에 맞춘 세 분(이재정 전 장관 등 당시 정상회담 수행원)의 회견 내용이 믿겨지진 않지만, 그들의 주장대로 단독회담이 없었다 한다면 당시 <조선중앙통신>과 우리 측 보도내용과 사실이 다르므로 국민을 위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이한구 원내대표의 국정조사 주장 이유를 설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이 당시 회담을 '단독회담'이라고 표현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는 배석자 없이 두 정상만이 비공개 회담을 했다는 뜻은 아니다. 남북관계 관련 분야에 종사한 바 없는 이 원내대변인의 '오해'인 셈이다.

통신의 표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명목상 국가수반이 아니라는 북한의 특수성 때문에 '정상회담'이나 '수뇌회담'으로 표현하지 않고 '단독회담'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불과하다. 북측은 오히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남측 정상과의 면담을 '최고위급 회담'으로 표현한 전례가 있다.

이 원내대변인의 이날 오후 논평은 앞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재정 전 통일장관, 김만복 전 국정원장,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의 회견에 대한 반박의 의미였다.

이 전 장관 등은 정문헌 의원이 '비공개 녹취록'이 있다면서 이에 따르면 노 대통령이 "앞으로 남측은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정 의원이 주장했던 10월 3일 오후 3시는 정상회담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시간"이라며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었다.

이에 이철우 대변인이 나서서 "예상했던 대로"라고 빈정거리며 <조선중앙통신> 보도 등을 들어 추가 의혹을 제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라"고 준엄히 추궁하기까지 했으나 결과적으로 머쓱한 모양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