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기존 정치권의 혁신을 강조하며 날선 비판을 제기한데 대해 "정치혁신은 정당정치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안 후보에 대한 직접 비판을 삼가던 모습에서 다소 변화도 감지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9일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현대 정치는 정당정치에 기반을 두고 국민들이 참여하는 대의제 민주주의다. 그 핵심은 정당"이라며 "전 세계의 민주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국가를 경영한 사례는 단 한 나라도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당은 다양한 지역과 세대, 직능관계자가 참여하고 이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민주국가의 가장 중요한 국가제도"라며 "정당이 없는 민주주의, 정당이 없는 정치는 성립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정당정치는 민주주의가 만들어낸 가장 큰 성과물"이라는 것.
이 대표는 "민주개혁진보진영은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통합된 단일후보를 낼 것이다. 그리고 그 후보는 정당에 소속되어 있어야 한다"면서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안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무소속 대통령이 300명의 국회의원을 일일이 만나고 설득해서 국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성립될 수 없는 주장"이라며 "민주당이 비록 부족하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이자, 수권능력을 갖춘 유일한 민주적 국민정당이다. 두 번의 국정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도 전날 원외 당 지역위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당 바깥에서 '정치 바꿔야 한다. 정당혁신 해야 된다'고 말하기는 쉽다. 저도 정치 참여하기 이전에 늘 그래 왔다"며 안 후보에게 불편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문 후보는 "그러나 바깥에서 우리가 요구한다고 그게 그대로 다 실현되지 않지 않나"면서 "정당혁신, 새로운 정치. 결국은 정당을 통해서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제가 민주당 후보가 됨으로써 우리 민주당을 바꿔내고 그 힘으로 정권교체와 함께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과 신뢰를 국민들에게 줄 수 있다고 저는 믿었고, 그것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는 안 후보가 앞서 "국회나 정당개혁 부분은 사실 국회나 정당에서 해주셔야 하는 것"이라며 "이제 저한테 물어보지 마시고, 국민께 물어보라"고 정치권으로 공을 넘긴데 대한 반론으로 읽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