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측근 금태섭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안 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이른바 '불출마 협박' 논란과 관련, 한 택시 기사가 통화 당시 정 공보위원이 자신의 차에 타고 있었으며 통화 내용을 들어본 결과 협박이 맞다고 언론에 제보해 주목된다.
11일 <한겨레>는 택시 기사 이 아무개 씨(53)가 "두 사람의 통화 현장을 봤으며, '저렇게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협박에 가까웠다"며 "정 위원의 목소리가 굉장히 컸고 고압적인 태도로 말해 친구 사이라기보다는 아랫사람에게 협박을 하는 분위기였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4일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 차가 막히지 않았던 시각, 성수동 쯤에서 광진경찰서 부근까지 제 택시를 이용한 사람이 나중에 보니 정준길 위원이었다"면서 "정 위원이 통화를 하면서 뒷자리에 올라타 '안철수 원장한테 꼭 전해라. 주식 뇌물 사건과 최근까지 만난 목동 여자 문제까지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 나오면 죽는다' 이런 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신문에 말했다.
이 씨는 "내가 들은 건 정 씨의 이야기밖에 없는데 나중에 금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동일했다. '상대방이 누군지 몰라도 저렇게 얘기해도 되나' 싶었고, 한편으로는 '안 원장에게 그런 일이 있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대화 내용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정 씨가 통화 중에 탑승해서 목적지를 말하지 못했다. 곧장 가라는 손짓을 했고 자양사거리에서 '좌회전'이라고 두 차례 말했다. 또 통화중에 한 차례 (정 전 위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돌아보니 끊겼는지 다시 걸려는 듯 전화를 만지고 있었다"고 당시 정황을 전했다.
이같은 이 씨의 증언은 금태섭 변호사의 기억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금 변호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통화 중에 누군가에게 지시하듯 '좌회전하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서 (정 전 위원의 해명 기자회견 때) '운전을 하다 갑자기 친구가 생각나서 전화했다'는 얘기를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전 위원이 통화 도중 '좌회전하라'고 했다는 얘기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정 전 위원은 "당일 택시를 이용하지 않았고 광화문에서 점심 약속이 있어 내 차를 직접 운전하고 출근했다"며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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