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남지사, 민주당 대선예비후보 사퇴

"민주당 경선, 조직 동원 선거로 흘러가"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 가운데 하나였던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21일 경선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박 지사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대통령 경선후보로서의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사퇴 사유에 대해 "(지금) 민주당 경선은 조직선거"라며 "민의를 대변하자는 경선이 조직동원 선거로 흘러가고 있다. 이 상황에서 깨끗한 정치, 돈 안 드는 선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민주당의 행태에도 불만이 많았다"며 "잦은 분당과 합당, 이벤트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착각, 이념적인 좌편향,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어진 당원들, 당내 경선을 하며 동원이 세를 가르는 불공정성과 당 밖을 쳐다보는 행태에 당의 미래를 걱정하기도 했다"고 했다. 호남 후보 불가론과 관련해 "민주당에서조차 지역주의와 정치공학적 접근이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었다"고도 했다.

박 지사는 그러나 "경선을 중단한다고 제가 갖고 있는 꿈과 이상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전통적 가치를 존중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 승리하기를 기대한다.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향후 특정 후보와 연대할 계획은 없다면서 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 등 다른 후보들에 대해 "모든 분이 다 훌륭하다"고만 했다. 다만 그는 끝까지 중립을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는 "좋은 후보가 지지받기를 기대한다"고만 말해 즉답을 피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좋은 후보가 선택돼 대선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민주당원으로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지사의 사퇴가 25일 제주에서부터 지역순회 경선이 시작되는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박 지사와 같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세균 후보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다른 후보들에게 표가 갈릴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