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지사는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감인가'라는 질문에 "성공한 기업인, 학자임에 틀림없다. 부의 절반을 사회환원한 것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고 젋은이들의 분노와 아쉬움을 들어줬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더불어 함께하고 팀워크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대통령이) 되시는 분의 국정 철학과 사상도 중요하지만 내각 구성과 청와대 수석들이 어떤 견해나 입장을 갖는지도 매우 중요하다"며 "안 원장이 아무리 역량이 좋고 천재성이 있어도 국정은 그렇게 경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치에) 참여하게 되면 정당에 함께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시는 걸 보면 정교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며 "그러나 지금은 정책을 내놓을 때"라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정책과 의지를 분명히 하실 때기 되지 않았나 한다"며 "계속해서 안개를 피우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강하게 말했다.
민주당 내 지지율 선두 주자인 문재인 의원이 안 원장과의 공동정부론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출마를 선언하고, 주요정책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내놓고, 지지가 매우 높고, 이럴 때 정책을 검증해 공동정부를 운영하는 것이지 가치·정책은 안 보고 사람과 사람이 연대해 공동정부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다만 김 전 지사는 안 원장과의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안철수 교수와 연대·단일화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민주당 후보가) 충분히 경쟁력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전 지사는 모두발언에서도 "정당정치가 위기"라며 "정치를 오래 한 사람이 인정받지 못하고 정치를 안 한사람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참여정부, 절반은 실패 절반은 성공"
전날 TV 토론 등 당 내 주자들 간의 경쟁 구도에서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나온데 대해 김 전 지사는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총체적으로 성공했다고 (문재인 의원이) 얘기하는 바람에 논쟁이 됐는데, 저는 절반은 성공하고 절반은 실패했다고 보는 입장"이라며 "잘한 점들은 계승할 것이고 양극화 심화나 부동산 문제 등 외면한 부분에 대해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역할을 뛰어넘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선후보 경선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것이 '1위 할 자신이 없는 후보들의 요구 아닌가'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문재인 의원이 앞서가지만 대세 형성도 아니고, 제가 1위를 하면 저를 제외한 사람도 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본선 경쟁력을 키우는데 좋은 제도라 도입을 주장했다"고 취지를 설명하면서도 "언론에선 1위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일부 인정했다. 결선투표에 가서 연대할 후보를 정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정책과 가치를 보고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저로서는 아쉽긴 하지만 오히려 의회를 존중하고 긴밀한 당정협의로 (국정을) 공동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역으로 장점"이라고 맞받아쳤다. '지지율이 답보상태'라는 지적에는 "아직 공식 출마 기지회견을 한 지 보름밖에 안 되고, 도지사 재직시 국가적 의제에 적극 발언하지 않았다. 당연히 인지도가 낮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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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럼 초청 토론에 참석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가 시장바구니 들고 콩나물을 사 봤나, 오뎅을 먹어봤나?"
한편 김 전 지사는 박근혜 의원에 대해 "열살에 청와대에 들어가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다. 통치를 통해 정치를 배운 사람"이라며 "몸으로 체화되지 않은 사람이 머리로만 서민대중·중산층의 어려움을 이해해 낼 수 있을까, 궁궐에서만 사신 분이 과연 정말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김 전 지사는 "국민 위에 박근혜 (전) 대표, 저는 국민 아래 김두관"이라며 "21세기에 맞는 정치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두드러진 약점이라 보고 있다. 박 의원이 시장바구니 들고 콩나물을 사 봤겠나, 오뎅을 먹어봤겠나"라고 공세를 폈다.
각 현안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검찰 소환과 관련해서는 '검찰이 기소하라'며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박 원내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실질적 연대가 중요하다"며 "통합진보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휴전협정에서 평화협정으로 가는 데 있어 북한과의 관계를 푸는 게 중요하다"고, '3대 세습을 용인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직접 뽑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의) 권력승계에 동의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저도 그렇다"면서도 "우리 정서로서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남북관계를) 잘 풀어야 하는 입장에서 국방·외교적으로 인정할 건 인정하고 풀어야 할 건 풀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한 패널이 또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정부 발표를 믿는지를 묻자 김 전 지사는 "믿는다"면서도 "과학기술계가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 소상히 해명하고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군기지 건설 찬반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추진하는 상황"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투로 답하면서도 "강정 주민, 제주도민과 충분한 설득·합의가 부족했던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방청석 질문 순서에서는 한 방청객이 '학력이 동아대 정치외교학과로 돼 있는데 주간이냐 야간이냐, 입학이냐 편입이냐, 고교는 남해종합고를 나온 것으로 아는데 이같은 학력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생각지 않느냐'고 김 지사에게 묻기도 했다.
불쾌할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그는 웃으며 "국민대에 합격했는데 등록금을 못 구해 농사를 짓다가 2년 뒤 전문대를 갔고, 동아대 정외과 3학년에 편입했다. 주간이다"라고 소상히 답하고 "종합적 사고를 하는 게 중요해 종합고를 갔고, 국민 섬기는 게 중요해 국민대를 갔고, 동아대를 간 것은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세계를 보는 것이 중요해서"라고 재치있게 받았다. 그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우면서 G20 정상회담에 나가더라도 당당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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