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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0.1% 슈퍼 부자, 해외 은닉재산 21조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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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0.1% 슈퍼 부자, 해외 은닉재산 21조 달러"

[분석]"개도국 경제개발 낙수효과는 헛소리"

전세계 인구의 0.1%도 안되는 글로벌 슈퍼 리치들이 최소한 21조 달러, 많게는 32조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해외에 은닉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영국의 조세회피처 반대운동 단체 '조세정의네트워크(TJN)이 일간 <가디언>의 주말판 <옵서버>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통계는 사상 처음으로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추출된 것이다.

조세정의네트워크 대표 제임스 헨리는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매킨지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조세회피에 관한 전문가이며, 국제결제은행(BIS)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근거로 해외은닉자산 규모를 추정하는 방법을 썼다. 130개 국에 달하는 중·저 소득 국가들의 40년치 통계를 활용했다.

▲ 우리나라 해외은닉재산 규모가 900조원에 육박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국세청의 역외탈세 추적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세청
UBS,골드만삭스 등 역외탈세 알선

보고서는 해외재산 은닉 규모는, 대자산가들이 전체 투자액 중 통상 은밀하게 운용하는 현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해외재산에 적용해서 통계를 뽑아냈다고 밝혔다.

21조 달러의 해외자산에 대해 연평균 3%의 수익률을 적용하고, 30%의 세율을 매기면 이론적으로 연간 1890억 달러(약 217조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비밀계좌'로 유명한 스위스의 UBS, 크레디스위스, 그리고 미국의 골드만삭스 등 세계 10대 프라이빗 뱅크들이 글로벌 엘리트들의 해외자산 은닉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들이 관리하는 비자금만 5.5조 달러(2010년 현재)이며, 5년 사이에 거의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한 개발도상국들에서 1970년대 이후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은 대외부채를 갚고도 남는 것으로 집계됐다.

산유국들은 오일달러 상당 부분이 자국에 투자되지 않고 역외로 사라지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에서는 1990년대초 우리 돈으로 700조 원 정도가 사라졌고, 사우디아라비아는 1970년대 중반 이후 275조 원이 해외로 유출되고, 나이지리아에서도 거의 비슷한 규모가 빠져나갔다.

보고서는 "이들 나라에서는 소수의 부자들이 자산을 독차지하고, 나라빚은 일반 주민들이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보고서는 "해외은닉자산 규모가 이렇게 막대한데, 현행 불평등의 공식통계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고서는 해외은닉 재산 중 7.6조 달러가 전세계 인구의 0.001%에 불과한 9만2000명이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정치인들은 여전히 경제발전에 따른 낙수효과를 말하고 있다"면서 "세상이 얼마나 불공평한지에 대해 사람들은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 해외은닉 재산 규모 892조 원 추정

한국도 1970년대 이후 2010년까지 해외은닉 재산규모는 7790억달러((89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979년 10·26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기에 급격한 자본 유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조사 대상 국가 중 한국의 해외은닉 재산 규모는 중국(1조1890억 달러), 러시아(7980억 달러)에 이어 3번째로 많다. 브라질(5200억 달러), 쿠웨이트(4960억 달러)보다 많다.

보고서는 "한국은 개도국이 아니라 선진국에 속하지만, 통계자료가 있어서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통계는 중·저소득 국가를 위주로 하고 한국을 임의로 끼어넣은 반면, 조세회피의 사실상 중심지라는 미국과 영국 등 다른 고소득 국가에 관한 통계는 빠져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해외재산 은닉 재산의 규모를 일정한 비율에 따라 추정한 것이어서 최근 급격한 자본유출이 일어난 신흥국과 산유국들과 비교해서 "한국이 해외은닉 재산 규모 세계 3위"라고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해외재산 은닉 규모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통계로 제시된 만큼 역외탈세 추적과 규제를 강화하라는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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