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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견제 노골화 …체제 비판 · 권력층 부패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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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견제 노골화 …체제 비판 · 권력층 부패 폭로

[분석]"권력과 자본주의에 기생하는 공산주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이제는 체제에 대한 공격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아시아 일대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의 경제발전은 후진적인 정치체제 때문에 사상누각이라는 식으로 공격을 하고 나선 것이다.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중국이 사상 유례없는 권력층의 부패 스캔들로 홍역을 앓고 있으며, 이런 사건들이 1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중국 권력층에 만연된 부패의 일각을 드러낸 사례들이라는 폭로성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서방 언론들의 폭로성 기사를 한꺼번에 묶은 장문의 분석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9일 몽골에서 엘베그도르지 대통령과 만나 환담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몽골의 민주 개혁을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을 겨냥해 독설을 날렸다. ⓒAP=연합
"중국이라는 나라, 권력층이 돈 버는 사업 모델 같다"

이들 서방언론들은 중국은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을 했지만, 정치체제는 공산당 일당독재체제라는 기형적인 체제로 "권력과 자본주의에 기생하는 공산주의"라거나, "겉으로는 사회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불평등한 자본주의 체제보다 더 부패로 점철된 사회"라고 혹평을 했다. 심지어 "중국이라는 나라는 권력층이 돈을 벌어들이는 비즈니스 모델에 가깝다"는 극언도 서슴치 않았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저널리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역사상 지금처럼 최고지도부 부패가 심한 시대는 없었다"는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서방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최고지도자 자신은 깨끗한 척 하지만, 친인척의 경제력이나 혼맥을 보면 정경유착의 끈끈한 연결고리가 드러난다.

현재 중국 최고지도부는 공산당 정치국 상임위원 9명이 사실상 권력을 나눠갖는 집단지도 체제이다. 이들의 친인척들을 보면 거의 예외 없이 막강한 경제력과 인맥으로 연결돼 있다.

최근 산둥성 부성장이 우리 돈으로 2300억 원대에 달하는 부정 축재 혐의로 숙청되는 사건이 발생이 발생하자 중국에서는 "지방 간부가 이 정도의 재산을 축적했다면, 최고 권력층들은 어떨지 뻔하다"는 분노를 사고 있다.

실제로 권력서열 25위에서 상임위원 자리를 엿보다가 하루아침에 몰락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총서기는 우리 돈으로 몇 조원 대의 재산을 해외를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고지도부, 거의 예외없이 재력가 친인척

하지만 보시라이의 숙청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권력 서열 1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부터 부패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후진타오의 아들 하이펑(海峰)은 공항 보안검색기 등 중국 보안장비 시장의 90%를 장악한 국영 독점기업 등 21개 회사를 가진 그룹을 거느렸었다. 후 주석의 딸 하이칭(海淸)은 2003년 중국의 대표적 포털사이트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시나닷컴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대니얼 마오와 결혼했다.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친척들이 금융과 부동산 개발 등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사위는 국영원자력기업이 세운 펀드회사의 최고경영자이며, 지난 2006년 메릴린치 중국 법인의 투자은행 부문장으로 있으면서 중국상공은행이 당시 홍콩증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상장을 할 때 사실상 단독 주관사 입찰을 따냈다.

서열 3위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서민 이미지가 강한 정치인이지만, 아들은 아시아 최대 위성통신사로 꼽히는 중국위성통신그룹 회장이며, 금융거래에서 그가 나서면 경쟁업체들이 입찰을 포기할 정도로 위세를 부리고 있다. 원 총리의 부인 장베이리(張培莉)는 중국에서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 산업계의 실세이며 남편과 달리 호화로운 취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열 6위이자 올가을 차기 지도자로 공식지명될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일가도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큰 누나 치차오차오(齊橋橋)는 중국 희토류 관련 기업의 지분만 18%(시가총액 17억 달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개 유력 가문이 모든 것 좌지우지"

중국 권력층의 영향력을 잘 안다는 서방의 한 외교관은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에 오래 머물수록, 모든 것이 수백 개의 유력 가문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부분의 주요 외국기업들은 중국 관료들의 자녀를 고용하려고 한다"면서 "그래야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일련의 기사는 전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몽골에서 한 발언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다.

동남아시아 등 중국 주변국들을 순방중인 클린턴 장관은 9일 몽골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치 개혁이 담보되지 않은 경제적 성공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결국은 사회불안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방정식"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대해 "10년 만의 권력 교체기에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가 실각하는 등 권력층이 혼란에 빠진 중국 정부를 겨냥해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몽골은 중국의 오랜 지배를 받아 역사적으로 불편한 관계인데, 이곳에서 미국의 국무장관이 몽골의 민주화를 치켜세우면서 "정치개혁없는 경제적 성공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것은 '중국'이라는 주어가 빠졌어도 중국을 겨냥한 독설로 받아들여졌다.

미 국무장관, 57년만의 라오스 방문

클린턴 장관이 11일 라오스를 방문한 것도 중국에 대한 견제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라오스를 방문하기는 57년 만에 처음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라오스 국경지대에서 베트콩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는 이유로 미국은 무려 200만톤의 폭탄을 퍼부었던 악연이 있다.라오스에 투하된 200만t의 폭탄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일본에 투하된 폭탄보다 많은 양이다. 이 중 약 30% 정도는 불발탄으로 현재까지 위협이 되고 있다. 라오스는 경제적으로도 '중국의 하청업체'라고 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이다.

그런데도 클린턴 장관이 라오스를 찾은 것에 대해 미 언론들은 "경제협력을 도모함과 동시에 동남아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의미가 있는 역사적인 방문"이라고 평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계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클린턴 장관은 이 매체 기고문에서 "아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아시아의 거대 소비시장에 수출하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이 보는 미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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