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장에 넘어간 권력 찾아야"
문재인 의원은 축사에서 "경제민주화의 출발은 시장, 재벌에게 넘어간 권력을 찾는 것"이라며 "재벌개혁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를 다시 찾아오겠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논의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해 주목을 받았다. 문 의원은 "재벌개혁 없는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허구"라며 "재벌에게 무소불위의 권력 넘겨준 '줄푸세'야말로 경제민주화의 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문 의원은 "재벌개혁이 재벌 해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재벌이 가진 세계시장 경쟁력은 살려두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문 의원은 "줄푸세를 고수하면서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을 정면 겨냥하기도 했다. '줄푸세'는 박근혜 의원이 2007년 대선 당시 내세웠던 공약으로,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는 내용이다.
문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을 가장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로 꼽으며 "최저임금 인상은 브라질 경제를 성장시킨 룰라 대통령의 경제정책이고 미국 경제를 살렸던 클린턴 대통령의 경제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최저였으며 참여정부의 절반 이하라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대표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문 의원의 개정안은 2017년까지 최저임금을 전체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단계적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5일 국회 경제민주화포럼 창립식에 참석한 손학규 고문과 문재인 의원이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손학규 "대기업, 골목 파고들어가선 안돼"
손학규 상임고문은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흐름, 시대정신"이라며 편안한 어조로 연설했다. 손 고문은 "경제민주화라고 하면 재벌 때려잡는 거라고 공포에 질려있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게 아니다. 잘 하면 된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재벌이 골목까지 파고들어가지 않으면 된다. 보험설계사라는 이름으로 직원을 퇴직금도 안 주고 자영업자로 위장시키는 이런 짓만 안하면 된다. 열쇠 여는 것까지 재벌 대기업이 하려고 하는 것만 안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손 고문은 "이제 경제민주화는 우리 국민 경제를 위해서도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며 "헌법 119조 2항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포럼은 민주당 이종걸·유승희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고 경실련 출신의 경제학자 홍종학 의원이 연구책임을 맡았다. 홍 의원은 인사말에서 "연간 8조 원이 넘는 조세감면 혜택을 독식하면서 고용창출 등 사회적 책임은 방기하고 빵과 떡볶이까지 파는 몰염치한 재벌의 행태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빵과 떡볶이를 팔지 못하게 하면 재벌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궤변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럼의 자문위원으로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유종일 KDI 교수, 이정우 경북대 교수,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위한연구원 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캠프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정우 교수가 자문을 맡은 것이 눈길을 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의원들 외에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서울 노원갑, 초선)이 회원으로 참여한 것도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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