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이 재점화한 '애국가 논란'이 다수 언론에서 다뤄지며 점점 커지고 있다. 통합진보당과 심상정 전 공동대표 등은 진화에 나섰다.
심상정 의원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헌법을 뒷받침하는 국회의원이 국가를 부정하면 공인 자격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딴 세상 사는 것 같다"고 이석기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통합진보당도 공식 트위터 계정(@UPPdream)을 통해 "제명 처분을 받아 현재 당원으로서의 모든 권리와 자격이 정지된 모 의원의 '애국가' 관련 발언은 통합진보당 공식 입장과 전혀 무관하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해당 트위터에는 "통합진보당은 애국가를 대한민국 국가로 받아들이는 대다수 국민들의 견해와 정서를 적극 존중하고 이에 동의한다"고 적혀 있다.
이석기 "강기갑 비대위는 국보위 같아"
이석기 의원은 지난 15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10개 언론사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김어준 식 표현으로 '쫄지마 씨×' 하듯, '애국가 부르면 쇄신이냐 씨×, 황당한 닭짓이다'(라는 현장 반응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국가는 나라 사랑하는 노래 중 하나로 독재정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마치 국가인 양 생각하는 것", "17대 때 민주노동당은 애국가 대신 '임을위한행진곡' 부르고도 13석을 돌파했다"라는 발언도 지면을 탔다.
이 오찬 간담회는 이 의원이 "나로 인해 고생하는 '젊은 일꾼'들에게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었다"며 마련한 자리로, 그는 이 자리에서 "강기갑 비대위는 국보위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비대위는) 당원들이 직접 선출한 권력이 아니다"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종북사상' 논란과 관련해서는 "종북이란 말을 싫어하는 이유는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인데 내가 누구의 '종'이란 말인가. 그렇게 하면 진짜 '종'은 종미(從美)에 있다"며 "내가 이불 속에서 세상의 전복을 꿈꾼다 해서 무슨 문제냐. (한국사회는) 상상도 못하게 하는 사회"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국가 관련 내용이나 '일꾼' 등의 발언을, 특히나 기자들 앞에서 한 것은 대중 정치인으로서 얼마나 준비가 된 것인지 의심을 갖게 한다. 심상정 의원의 "공인 자격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이 지점을 가리킨다.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되자 이석기 의원은 "(오찬) 자리는 지난 5일 국회 첫 출근일에 이른 아침부터 낮까지 취재해주신 기자분들에 대한 답례 차원"이었고 "비보도를 전제로 격의 없이 대화하는 공간이었다"면서 비보도 약속을 깬 언론과 새누리당의 공세에 유감을 표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도 "당에서 애국가를 부를 수 있다. 애국가를 부르는 게 어려운 게 아니다"고 했다며 "애국가 자체를 부정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소위 '쇄신'이 마치 애국가를 부르는가 마는가 하는 것으로 치환되는 데 대한 우려를 전하는 것이 이른바 애국가 발언의 본뜻"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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