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내달 10일 임기가 끝나는 대법관 4명의 후임자를 지정, 5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모든 후보자들이 야당과 시민사회에서 비판 여론이 높았던 '남성·고위법관 출신'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한 후보자는 고영한 법원행정처 차장, 김병화 인천지검장, 김신 울산지법 원장, 김창석 법원도서관장 등이다. 대통령이 임명 동의를 요청하게 되면 국회는 청문회를 거쳐 이들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를 하게 된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청문회를 통해 임명동의 요청된 4명의 후보자에 대해 자질을 꼼꼼히 따지고 후보 추천과정에서의 문제점에 대해 국민들 앞에 투명하게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이 가치관과 여성 배려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재추천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장이 오늘 남성·고위법관 중심으로 4명의 대법관 추천을 강행한 것은 청문회 과정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시민단체들은 대법원 앞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장은 추천된 후보들을 원점에서 놓고 재고해야 한다"며 "민주적 통제가 불가능한 후보추천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 등은 회견문에서 "사회적 다양성을 반영하라는 국민적 요구에도 아랑곳없이 남성·고위법관 중심의 보수적 후보자들을 추천한 것은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법관 추천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대법원 구성을 대법원장이 단독으로 좌지우지하는 나라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 대법원은 대법관 후보 추천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대법원 규칙부터 개정해야 하며, 법조 이해관계자들이 추천위원회 구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관련법 개정 또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150석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우호 세력인 선진통일당과 무소속 등을 합치면 과반을 넘기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어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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