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업체의 투자 중단 발표와 주가 폭락은 태양광 산업 자체에 중대한 위기로 여겨지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산업의 핵심재료로 태양의 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역할로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리는 물질이다. OCI는 폴리실리콘 국내 최대이자 글로벌 상위권에 유일하게 올라있는 업체다.
▲ 전국 군산의 OCI 폴리실리콘 공장 단지. 제4, 5공장에 대한 신규 투자가 전면 중단됐다. ⓒ뉴시스 |
OCI는 착공을 앞둔 제5공장은 물론, 완공 5개월을 앞둔 제 4 공장에 대한 투자를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으으나,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총 3조 원 규모로 추진된 제4, 5공장 중 제 4공장은 사업비 절반인 8000억 원이 이미 투입됐는데도 완공해봤자 손실만 더 커진다는 판단에 따라 중단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초 까지 연산 2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해 6만20000t의 생산능력으로 세계 1위의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 자체가 수포로 돌아갔다.
OCI의 이번 투자 중단 결정은 국내 2위 업체인 한국실리콘을 비롯, 태양광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한화와 웅진 등의 다른 대기업의 사업 전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정수기 사업으로 유명한 웅진은 그룹의 주력인 코웨이를 현금 확보를 위해 매물로 내놓을 정도로 태광양 산업을 주력업종으로 택했다가 위기를 맞고 있다.
가격 폭락에 태양광 업체 줄줄이 적자 전환
웅진에너지는 1분기 2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웅진폴리실리콘도 지난 2월까지 7200억 원을 투자, 경북 상주에 연산 7000t 규모의 공장 가동에 들어갔으나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한화의 경우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솔라원은 2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태양광 산업이 이처럼 앞날이 불투명하게 된 요인은 우선 폴리실리콘의 가격 폭락이 꼽히고 있다. 유럽의 재정적자 등을 태양광 산업에 대한 보조금이 대폭 삭감돼 수요가 부족해지고 있는 반면 공급은 과잉 양상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고가 대비 10분의 1 수준 밑으로 폭락했다. 지난 2010년 하반기 kg당 80달러 선에 머물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 초 30달러대에 머물다 지난달 ㎏당 '마지노 선'이라는 2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태양광 산업이 위기를 맞은 보다 근본적인 배경으로 태양광 산업이 유망하다는 근거 자체가 실효성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피크 오일' 이론 비웃듯 화석연료 역습
석유 같은 화석연료가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그 자체도 고갈되고 있다는 '피크 오일' 이론이 대두된 것이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산업이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었으나, 최근 에너지 채굴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예전에는 채굴이 불가능하거나 채산성이 없는 화석연료 등의 생산단가가 크게 낮아지면서 대체에너지 산업의 수익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셰일가스다. 진흙이 굳어져 생긴 셰일 암석층에 널리 스며든 형태로 있는 천연가스를 뜻하는 셰일가스는 2000년대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를 한 곳으로 빨아들이는 기술로 채산성이 향상돼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 보고서는 셰일가스는 최대 200년 간의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만큼 전세계에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고 주장한다.
아직 셰일가스는 채굴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매장량이 과장돼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지만, 미국과 중국 등 태양광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국가의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경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고, 태양광 산업의 선두주자인 독일까지 보조금 삭감 등이 급격히 이뤄져 해당 업계의 큰 반발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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