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사태의 핵심인 경쟁명부 비례대표 사퇴 문제에 대해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 외에도 일부 후보들이 당 중앙위원회 결정에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는 당원들의 직접투표에 의해 선출됐지만, 조준호 전 공동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는 소스코드 수정 등으로 온라인 투표의 신뢰성이 사라졌으며 현장투표에서도 부정행위가 발각돼 비례경선 자체의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는 '부정이 없었으므로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정미 통합진보당 비대위 대변인은 17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석기, 김재연 두 당선자에 대해 "오늘 강기갑 비대위원장이 두 분과의 직접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강 위원장이 이날 밤늦게 두 당선자를 따로 따로 만날 예정이라면서 "이 만남은 충분한 설득과정을 거치기 위해 비공개로 진행되고, 결과가 나오는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 이어 주목되는 것은 비례 후보 순번 7번인 조윤숙 후보(장애인명부)와 15번 황선 후보(여성명부)의 거취다. 이정미 대변인은 "조윤숙 후보는 전화연결이 안돼 아직 접촉이 되지 않은 상황이고, 황선 후보는 현재 조건에서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례 1번인 윤금순 당선자(여성명부)가 이미 사퇴 의사를 밝혀, 조윤숙 후보가 사퇴하지 않는다면 의원직을 승계 받는다. <프레시안>은 조 후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이정미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연락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사태의 해법으로 경선을 거친 경쟁명부, 즉 일반명부·여성명부·장애인명부와 청년명부에 속한 후보들이 전원 사퇴하고 외부 인사를 영입한 '개방형 비례명부' 후보들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1번 윤금순(여성명부), 2번 이석기(일반명부), 3번 김재연(청년명부) 당선자의 자리를 2명의 개방형 후보가 이어받으며, 전략명부였지만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난 유시민 전 공동대표 몫인 의석 1석은 아예 포기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개방형 명부인 14번 서기호 후보와 18번 강종헌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사퇴해야 하며, 최소한 17번까지는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8~13번과 16, 17번 후보는 이미 사퇴의 뜻을 밝혔지만, 서기호 후보보다 앞 순번인 7번 조 후보와 강종헌 후보보다 우선순위인 15번 황 후보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
판사 출신인 서기호 후보는 '가카의 빅엿'이라는 표현을 인터넷에 올린 이후 재임용에서 탈락했고, 이정희 전 공동대표에 의해 영입됐으나 최근 중앙위 폭력사태 이후 당권파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종헌 후보는 재일동포 2세로 역시 당 외부에서 영입, 전략공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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