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가 뉴욕증시가 마감한 이후 직접 나서서 투자 실패에 대한 발표를 하자 JP모건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 가량 폭락하는 등 시장이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JP모건의 손실에 영향을 받아 시간외거래에서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월가의 대형은행들도 3% 안팎으로 동반 급락했다.
▲파생상품에 '몰빵 투자'를 하다 6주만에 20억 달러의 손실을 본 JP모건 체이스 본사. ⓒAP=연합 |
또한 이번 사건으로 월가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JP모건은 월가에서도 무분별한 투자를 방지하는 리스크 관리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자부해온 금융사라는 점에서 "JP모건이 이 정도면 다른 은행들은 안봐도 뻔하다"는 말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이다.
JP모건의 투자 손실에 대한 월가 전반에 대한 우려는 11일 국내 코스피 지수가 1910선대로 급락한 요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제이미 다이먼 CEO 스스로 '실수와 엉성함과 잘못된 판단으로 점철된 투자였으며, 손실이 더 날 수 있다'고 고백했다"면서 "이번 투자는 이른바 '볼커룰'에서 금지하는 자기자본 투자의 위험성을 보여준 것으로,'볼커룰'이 보다 광범위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규제당국의 의지가 더욱 굳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볼커룰'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파생상품에 월가 은행들이 자기자본까지 투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안으로, 폴 볼커 전 연준의장이 제안하고, 현재 칼 레빈 민주당 상원의원 등이 법제화를 주도하고 있다.
"위험회피 투자가 아니라 도박"
레빈 의원은 "JP모건의 사례는 은행들이 '헤지'라는 명분의 투자운용이 매우 위험한 도박적 성격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면서 "납세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규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JP모건에 순식간에 2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상품은 CDS(신용부도스와프)와 연계된 것으로, 사실상 방향을 맞추는 도박적 성격이 강한 파생상품으로 악명이 높다. 그런데 JP모건 투자최고책임자(CIO)가 대체로 부정적인 방향에 베팅하는 것과 달리 긍정적인 방향에 거액의 '몰빵'을 하는 바람에 손실을 줄이며 빠져나오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은 이번 투자 손실로 2분기에 2억 달러 순익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치를 8억 달러 손실이 예상되는 것으로 바꿔야 했다.
무디스, 17개 대형은행 무더기 강등 예고
이번 사태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6월 중순으로 예고한 17개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는 금융위기로 파산지경에 몰렸던 월가의 대형은행들이 여전히 부채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무더기 신용등급을 경고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무디스가 월가 대형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에 나설 경우 17곳이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UBS의 경우 신용등급이 세 단계나 내려가고, JP모건과 바클레이스, 골드먼삭스, 도이체방크, 씨티그룹 등 10개 은행은 두 단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나머지 4곳은 한 단계씩 등급 하향이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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