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원 본부장은 3일 방송된 <100분토론>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현정부의 불법사찰은 모두 공개됐다. 그러나 전 정부의 불법사찰 자료는 숨겨져 있어 진상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당시 총리였던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재직시절의 불법사찰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겨냥한 공격이었다.
이에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이 반발했다. 천 대변인은 "(참여정부에서) 불법사찰이 있다고 아예 전제를 하고, 아무 증거도 없는데 '있을테니까 공개하라' 이런 식의 논리"라고 반박했다. 다음은 이어진 조 본부장과 천 대변인의 대화다.
조동원 : 전제하는 게 아니라, 저희는 그 당시(참여정부 당시) 불법사찰이 있었다고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천호선 : 어떤 근거로 하는 말씀이십니까?
조동원 : 저는 모르죠.
방청석에서는 순간 폭소가 터졌다. 천 대변인은 "전파를 통해 보고 계신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준엄하게 몰아세웠다. 조 본부장은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라며 수습하려 했지만 한번 터진 방청석의 웃음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불법사찰 사건에 관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대응 태도를 '물타기'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민주당 최재천 홍보본부장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흙탕물 끼얹고 '너도 잘못했잖아'하는 것"이라고 조 본부장을 몰아세웠다.
천 대변인은 '만에 하나 참여정부에서 불법사찰이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다고 해서 지금 정부·여당이 할 일이 참여정부 탓하는 것이냐'는 취지로 조 본부장을 재차 압박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조 본부장이 발끈했다.
"제가 청와댑니까? 제가 청와댑니까?"
잠시 가라앉았던 웃음은 다시 터졌다. 조 본부장은 '청와대에 계셨고 변호사도 했고 오래 정치 해오신 두 분이 나 하나를 몰아세우나'라면서 최 본부장과 천 대변인에게 푸념을 하기도 했다. 조 본부장은 앞서 방송 첫머리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던 평범한 시민"이었지만 지금은 "'뼛속까지' 새누리당 당원이 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었다.
▲3일 MBC <100분 토론>에서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조 본부장 뒤의 방청객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다른 방청객들의 표정도 흥미롭다. ⓒMBC 화면캡쳐 |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4일 오전 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 홍보본부장으로서 한 마디 하겠다"면서 "무지한 사람"이라고 조 본부장을 정면 공격했다. 김 의원은 "정치의 기본, 진실에 대한 기본도 모르는 이게 새누리당 내력인가? 유전자인가?"라고 비꼬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