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표절 사실이 드러나 박사학위를 박탈당했던 팔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마침내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슈미트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대통령은 국가의 통합을 대표해야 하지만 불행히도 나는 분열의 상징이 됐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슈미트 대통령은 박사학위를 박탈당한 뒤 거센 사임 요구를 받았지만 이틀 전까지만 해도 "나의 양심은 떳떳하다"며 "표절 문제와 (대통령직) 사임에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가 지난 주말 국회 앞에서 퇴임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끝내 자리에서 물러났다.
슈미트 대통령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했던 젬멜와이스 대학교는 지난달 27일 그가 1992년 발표한 논문의 상당 부분이 다른 2명의 논문과 유사하다며 학위를 박탈한 바 있다.
논문 조사위원회는 215쪽짜리 논문 중 180쪽이 다른 논문들과 "부분적으로 동일"하고, 17쪽은 "완전히 동일"하다며 해외에서 나온 논문을 기계적으로 번역해 상당 부분을 베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문제의 책임은 당시 논문 심사위원들에게 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대학 측은 박사학위 박탈 결정을 내렸다.
올림픽 펜싱에서 2연속 금메달을 땄고 1983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한 슈미트는 2010년 8월 대통령에 지명됐다. 그러나 이로써 1년 반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헝가리는 총리가 실권을 갖고 있고 대통령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명예직이다. 앞서 독일의 카를 테오도르 구텐베르크 국방장관도 박사 논문의 일부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지난달 사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