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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시대의 중미관계는?

[中國探究] 중국의 달라진 위상 돋보인 방미 결산

중국의 차세대 권력 시진핑(習近平) 현임 국가부주석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13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4박 5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순조롭게 마쳤다. 미국은 특별한 일만 없다면 오는 10월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되고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으로 선출 될 중국의 미래 10년 권력인 시 부주석을 국가원수 급으로 예우했다. 시 부주석도 미래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 중국의 지도자로써 과거 중국 지도자와는 다른 이미지를 쌓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였다.

그러나 이번 시 부주석의 방미가 더욱 관심을 끈 것은 마침 얼마 전 미국이 주도한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제재 결의안에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로 중국이 국제 사회에서 '할 것은 한다'는 소위 유소작위(有所作爲) 외교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시 부주석의 방미는 세간의 예상대로 예정된 중국 차기지도자의 세계 외교 무대 데뷔에 방점이 찍혔고, 미국과의 현안을 확인하는 정도에서 소규모의 합의 등은 있었지만 특별한 양자 간의 합의나 미중 관계의 미래를 확고히 하는 확실한 진전 없이 막을 내렸다.

이는 당연히 시 부주석 자신이 아직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아니어서 정치적 부담을 질 새로운 얘기를 하기 힘든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며, 미국도 작년 8월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의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방문한 '미래 권력'에게 과도한 정치적 부담을 지우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기존에 강조한 것처럼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제적 책임을 강조하고, 같은 규칙에 따라 중국과 협력하면 좋겠다는 포괄적 메시지를 던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 부주석의 방미는 중국의 위상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몇 가지 분명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우선 국제적 차원에서 미래 세계에 중국이 확실한 한 축이 되고 그 중심에 시진핑이 있을 것이라는 현실을 국제 사회에 각인 시켰다. 둘째, 양국 관계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적한대로 이제 미중 양국은 국제 사회의 중요한 문제에 있어 협력을 해야 하는 국가다. 특히 미국의 입장에서 북핵문제나 이란 핵 문제 그리고 시리아 문제 해결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도 미국과의 갈등보다는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년 말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양국 관계의 협력적 틀을 짜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중국 국내적으로는 시 부주석이 제5세대로의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미국과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이미지 제고에 성공한다면 중국 정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 구성에 자신의 색채를 더욱 많이 가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미 양국은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은 중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정책이 중미 양자 무역 관계는 물론이고 세계적인 공평 무역을 해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연히 중국은 미국의 무역적자나 국내 실업률 상승을 모두 중국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중국은 작년에도 위안화는 10%가깝게 절상되었지만 미국 경기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원인이 다른데 있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첨단제품에 대한 대 중국 수출금지 조치나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대한 차별 정책이 미국의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1조 1천 3백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표시 채권을 갖고 있는 중국은 오히려 미국의 달러화 방관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중국은 미국에 선물을 안겨줬다. 국제관례에 다른 세제개혁이나 자본시장 개방에 대해서 자동차 책임보험 시장 개방도 약속했으며, 시 부주석과 동행한 500여명의 기업인들로 구성된 구매 사절단은 약 27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제품을 구매했다. 결국 시 부주석은 기존 양국 현안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일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유연한 절충을 택했다고 할 수 있다.

또 미국이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강조하고 있는 인권 문제도 양자 간 타협이 어려운 문제다. 시 부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지적을 듣고만 있었지만, 회담 후 진행된 국부장관 초청 만찬에서는 직설적 화법으로 조목조목 비판의 날을 세웠다. 중국 인권이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하지만 양국의 역사적 환경과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관점으로 중국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특히 미국의 대 대만 무기판매나, 달라이 라마 초청 등을 비판하면서 각을 세웠다.

중미 양국이 서로의 '핵심 이익(core interest)'을 존중해야 양국 관계가 호혜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 부주석의 방미를 바라보는 중국 국내의 시선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지도자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미국에 대한 불만을 노출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이 국방백서에서 밝힌 '아시아로의 회귀'에 대해 중국이 갖고 있는 의구심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미국은 이례적으로 시 부주석을 펜타곤으로 초청해 자신들의 아시아 정책을 설명하는 성의를 보였다. 그러나 시 부주석은 미국이 이 시기에 군사안보 어젠다를 강조하면서 군사 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의도가 있으며 이는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는 생각을 피력했다.

이번 방문에서 시부주석이 노린 것은 협력을 바탕으로 한 미래 중미 양국 관계의 방향성 제시에 있다. 따라서 중국은 적어도 미소 대립시기의 소련이 아니며 협력의 대상이고 공존의 대상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는데 부심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협력을 해야 하지만 여전히 자신들의 이익과 계속 충돌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세력이다. 이번 시진핑의 방문을 미국 언론이 친구와 적의 합성어인 프레너미(frenemy)로 표현한데서도 이러한 입장이 잘 나타난다.

이러한 점에서 중미 관계는 한반도에 매우 중요하다. 양국 관계가 갈등으로 치달으면 한국-미국 밀착과 중국-북한 밀착이라는 대립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며, 한국은 미국, 중국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중 관계가 나빠지면 한국은 양자 관계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시 부주석이 한반도 및 이란 핵 문제 등 분쟁지역(hotspot) 사안에 대해 중국과 미국의 조율 강화가 필요하다는 말은 예사롭지 않다. 중미 양국의 행보에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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