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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제재, 실속은 푸틴이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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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제재, 실속은 푸틴이 챙겨"

석유값 올라 러시아 주머니만 '두둑'

미국과 유럽의 이란 원유 금수는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석유 수출 증대만 돕는 꼴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는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게 정치적으로 이득을 주어 그의 대선 가도를 탄탄하게 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방의 이란 제재를 통해 실속을 챙기는 것은 이란 제재를 반대하는 러시아인 셈이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 등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그로 인해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러시아의 석유 산업은 이미 짭짤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

이란은 지난 15일 유럽 6개국에 석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고 유럽은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같은 위협과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러시아의 석유 산업은 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러시아산 석유를 사겠다는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현재 하루 1000만 배럴가량의 석유를 생산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석유 생산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출량은 하루 700만 배럴로 주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사가고, 일부는 미국으로도 팔려 나간다.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석유 전문기업 루코일, 러시아와 영국의 합작 회사 TNK-BP 등 러시아의 석유 기업들은 지난해 가을 이란의 핵개발 논란이 커지면서 뜻밖의 횡재를 얻었다. 분석가들은 이란 사태로 인해 국제 유가에 배럴 당 최소 5~15달러 정도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석유 수출 증가로 인한 러시아 정부의 세수도 늘어 정치적으로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작년 말 총선 부정선거 시비로 휘청거리고 있는 푸틴 총리는 늘어난 세금 수입을 국내 에너지 보조금으로 돌려씀으로써 물가를 조절하고 있다. 미국 휴스턴에 있는 PCF 에너지사의 자원 문제 분석가 제시 머서는 "기름값이 오르면 미국 대통령의 인기는 떨어지지만 러시아 대통령의 인기는 반대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석유값이 오르면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에 있는 석유 기업들도 이익을 보기 마련이다. 그러나 특히 러시아 기업들에게 호재가 되는 이유는, 러시아는 오랫동안 이란산 석유를 수입해 온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게 곧장 대체 석유를 공급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갖춰 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또한 러시아의 주력 수출 유종(油種)인 우랄 블렌드 원유는 이란의 주력 수출 유종과 등급이 같아 유럽 정유사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유럽연합(EU) 소속 27개국은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할 예정이고 이란은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그리스, 포르투갈 등 자국 원유를 많이 구입하는 6개국에 선제적으로 석유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보복을 경고했다. 누가 먼저든 거래 중단이 실제 이뤄지면 기름값은 지금보다 더 오르고, 이는 곧 러시아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한다. 아울러 유가에 연동시켜 장기 계약 방식으로 거래를 하는 러시아산 가스의 경우는 석유값이 다시 하향세에 접어들더라도 당분간 고액 계약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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