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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혁명' 이끈 시위 세력, 총선 후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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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혁명' 이끈 시위 세력, 총선 후 내분?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 反군부 시위 가로막아 논란

이집트 시민혁명을 이끌었던 양대 축인 자유주의 정파와 이슬람주의 정파 간의 갈등이 깊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군부에 조속한 민정 이양을 요구하는 자유주의자들의 반(反) 군부 시위가 최대 이슬람주의 정파인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에 의해 가로막히는 일이 일어났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백 명 규모의 반군부 시위대는 이날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의회 진출을 시도했지만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은 의회로 통하는 주요 도로를 '봉쇄'했다. 이 충돌에서 71명이 부상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반군부 시위대는 최고군사위원회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의회 앞으로 나아가 총선으로 선출된 새 의회에 혁명 과제들을 완수하라는 요구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군부를 대체할 새 임시 지도부를 구성하거나 조기 대선을 실시하라는 요구 등을 계획하고 있었다.

한 시위 참가자는 "후세인 탄타위 최고군사위원회 의장은 할 만큼 했다"면서 "탄타위가 물러나 우리가 문민 국가(civil state)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간인에게 군사재판을 하지 못하게 하고 경찰의 상급 부서인 내무부를 개혁할 것 등도 내세웠다.

하지만 이들의 행렬은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에 의해 가로막혔다. 몇 시간의 대치 후 이들은 의회 진입을 포기하고 국영방송사로 목표를 변경했다. 한 시위대는 "무슬림형제단 청년들이 의회로 통하는 모든 길을 차단하고 반군부 시위를 가로막고 있다"면서 "그들은 아주 많은 수이며 마치 군대처럼 줄맞춰 서있다"고 말했다.

▲3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반(反)군부 시위대와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이 충돌을 빚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시위대의 항의 대상이었던 새 의회에서 최다 의석수를 차지한 정당은 바로 무슬림형제단 계열의 자유정의당이다. 자유주의 정파와 이슬람주의 정파는 지난해 함께 손잡고 무바라크 퇴진이라는 성과를 이뤄냈지만, 지난 총선에서 무슬림형제단이 47%의 의석을 확보하며 부상한 반면 자유주의 세력은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되자 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돼 있었다.

무슬림형제단의 함디 압델사마드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기에 '인간 방패'로서 서 있는 것"이라며 "시위대가 더 이상 나아간다면 그들은 경찰과 충돌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의 유혈 충돌을 우려해 '동지적' 입장에서 자제를 당부했다는 것이다. 개회중인 의회를 지키기 위해 폭동 진압 경찰이 배치돼 있던 것은 사실이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시위대들은 이슬람주의자들이 군부와 결탁해 총선 승리로 얻은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무슬림형제단의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바디에를 겨냥해 "바디에, 당신이 혁명을 팔아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군부의 시위대 폭력 진압을 비판하고 무바라크의 엄벌을 요구한다는 면에서는 자유주의 세력과 같은 입장이지만 군부의 조기 퇴진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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