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군의 주력 전차인 K1A1 전차의 설계도가 미국으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30일 방위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설계도를 유출시킨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을 구속 기소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정부 출연 기관이다.
연구원 김 모(55) 씨는 지난 2010년 5월 전차의 조향장치 관련 설계도 등을 미국의 한 기계부품 생산 업체에 국제우편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당시 방위사업청의 의뢰를 받아 전차의 내구도 시험을 수행하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방사청으로부터 해당 설계도 등을 취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업체가 김 씨에게 설계도를 넘길 것을 제안했는지, 대가가 오갔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31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추가 범죄사실 수사 여부 등에 대해 아직 명확히 정해진 바는 없지만 "(수사)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미국 업체의 요청이 있었는지 김 씨가 자발적으로 넘긴 것인지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설계도를 유출한 이유에 대해 "부품 개선 방안을 찾아보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행위는 방사청으로부터 의뢰받은 시험을 수행하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지만 검찰은 김 씨가 자체 전차 부품 생산업체를 설립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008년에도 다른 사람을 내세워 한국기계연구원에 자재를 납품하는 업체 3개를 설립하고 납품 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최근까지 5억6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받고 있다.
K1A1 전차는 1980년대 한국형 전차 개발 사업의 결과로 제작된 K-1전차를 1996년 재개조해 공격력과 방어력을 향상시킨 한국 육군의 주력 전차로 480대가 생산·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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