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 지방에 위치한 바르나울시(市) 경찰은 시위대의 구호를 담은 인형을 진열하는 방식의 신종 시위 방식의 위법성 여부를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이 지방에서는 곰인형과 '레고' 인형 등 작은 인형들에게 시위 피켓을 '들게' 한 다음 야외에 진열하는 방식의 '인형 시위대'가 등장했었다. 인형들은 "깨끗한 선거를 원해요", "도둑놈은 크렘린궁이 아니라 감옥에 가야 해요" 등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러시아 전역에서는 지난해 말 총선 부정선거 의혹으로 인한 파문이 계속돼 왔다. 현지 활동가들은 선거 부정에 항의하고 푸틴의 대선 출마에 반대하는 시위를 계획했으나 당국에 의해 번번이 거부되자 인형들에게 시위를 대신 맡겼다고 신문은 전했다.
행인들은 이같은 인형들을 보고 좋아했지만 경찰은 이를 좀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신문에 따르면 경찰은 인형의 세부적인 모습과 플래카드에 적힌 내용 등을 조사하고 있다.
신문은 "러시아 경찰은 시위대에게 친절하지 않다. 그것은 시위대의 키가 5cm밖에 안되고 몸이 플라스틱이라 해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러시아 바르나우시에 등장한 '인형 시위대' ⓒ영국 일간 <가디언> 홈페이지(http://www.guardian.co.uk/) 화면캡쳐 |
바르나울의 활동가들은 이같은 '창조적' 행위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10일 도시 규모를 고려했을 때 상당한 수인 2000명의 시위대가 시위를 벌인 이후 시 보안 당국은 집회 승인을 거부해 왔다.
러시아에서 이같은 '기발한' 시위는 처음이 아니다. 한 활동가 집단은 공공기관의 차량이 교통질서를 고의적으로 위반하는데 대한 항의로 푸른 양동이를 머리에 뒤집어쓴 채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또 저항 예술가 집단 '보이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시의 도개교에 65m 길이의 남근 그림을 그려 국제적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는데, 도개교가 열려 수직으로 서면 이 그림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상트페테르부르크시 본부를 마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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