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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어산지, TV 토크쇼 진행자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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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어산지, TV 토크쇼 진행자로 데뷔

러시아 국영TV 채널에서 방영…친정권 성향 방송 논란도

정보공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텔레비전 토크쇼 진행자로 데뷔한다. 정치계 및 시민사회 인물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의 10부작 토크쇼는 러시아 국영 TV 방송을 통해 전파를 타게 된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러시아 정부가 운영하는 뉴스 전문 영어 채널 <러시아투데이> 방송은 자신들이 이 토크쇼의 독점적 방영권을 따냈다고 이날 밝혔다. 방송의 마가리타 시모니안 편집국장은 "우리 시청자들은 우리 채널에서 방영될 어산지의 쇼에서 벌어질 토론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일의 세계'(월드 투모로우)로 이름붙여진 어산지의 토크쇼는 3월 중순부터 10주간 매주 30분씩 방송된다. 토크쇼는 어산지가 가택연금에 처해져 있는 런던 근교의 저택에서 촬영될 예정이며 출연자 명단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위키리크스는 23일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바로보기)를 통해 어산지가 이 토크쇼에서 "핵심적인 정치적 행위자, 사상가, 혁명가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세계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산지는 "이번 시리즈에서 나는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가능성을 탐구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유토피아로 향하고 있는가, 디스토피아로 향하고 있는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하는 주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대 손님들의 철학과 투쟁을 더 심층적이고 명확한 방식으로 다룰 새로운 스타일의 쇼는 그들의 비전에 대해 토론할 흥미진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줄리언 어산지 ⓒ로이터=뉴시스

그러나 한편에서는 방영 매체가 러시아 국영방송이라는 점에서 모든 국가권력에 비판적 태도를 취했던 어산지의 '경력'에 흠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디언>은 이 방송사에 대해 러시아 정부의 "선전 도구"라고 폄하하면서 "진실과 자유의 수호자를 자칭하는 어산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러시아의 어떤 '혁명가'가 토크쇼의 초대손님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면서 "인터뷰 대상자가 러시아에서 오지만 않는다면 ('혁명가'가 출연한다는 것은) 사실이 될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2005년 12월 개국한 <러시아투데이> 방송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등 유력자의 독재적 행태나 부패 등 민감한 주제는 최대한 피해 왔으며, '월스트리트 점령' 등 세계 각지의 시위 소식을 집중적으로 전하면서도 정작 지난해 러시아를 뒤흔든 부정선거 파문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등 이중적 모습을 보여 왔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또 <러시아투데이>가 알렉세이 나발니 등 러시아 시위 지도자들을 깎아내린 전력(前歷)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나발니의 반부패 웹사이트는 '위키리크스' 홈페이지에 링크돼 있다.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의 러시아 언론재벌로 영국 <인디펜던트>와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의 소유주인 알렉산더 레베데프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어산지 씨, 부끄러운 줄 아시오!"라며 "'세계 질서를 변화시킨 인물'에게, 국영 <러시아투데이>의 피고용인이 되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결말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 대해 위키리크스는 트위터 계정(@wikileaks)을 통해 "어산지의 쇼는 독립적으로 제작되며 어산지가 (방송 내용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면서 "방송사는 오직 방영권만을 가진다"고 응수했다.

어산지가 방송을 제대로 제작할 수 있는 상태인지에 대한 의심도 나오고 있다. 어산지는 지난 2010년 8월 스웨덴 여성 2명에 대한 성폭력 범죄 혐의로 기소 중이며 현재 스웨덴으로의 이송 여부를 다투는 심리를 영국 대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지난해 스웨덴 당국은 영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으며 1심 및 고등 법원은 어산지의 스웨덴 이송을 결정했지만 그는 이에 불복, 재항고했다. 대법원 심리는 다음달 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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