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는 22명으로 수도 주바로 이송됐다. 마냥 주지사는 부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습격자들은 마을을 공격한 데에서 그치지 않고 불태우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남수단 의회 의원으로 로우누르족 출신인 필립 톤 리크는 "그들은 가축을 가져가지도 않고 오직 말살을 위해 왔다"면서 "이것이 끝이 아니다. 오늘 밤 유사한 규모의 공격이 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전했다.
남수단 당국자들은 이번 공격이 무를레 부족에 의해 감행된 복수전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지난달 로우누어 부족의 전사 6000명이 무를레 부족의 본거지로 쳐들어간데 대한 보복 성격이라는 것이다.
▲남수단에서 발생한 부족 간 충돌로 마을 전체가 타버린 참혹한 모습이 7일 유엔(UN)의 남수단 임무단에 의해 공개됐다. ⓒAP=연합뉴스 |
"정부도 유엔도 손 못써…통제불능 상태"
최근 남수단에서는 부족 간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복수전으로 인해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피난해야만 했다. 유엔(UN)의 긴급구호 관계자는 "종글레이 지역에서 폭력 사태에 영향을 받는 주민은 약 5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일에는 로우누어 부족과 무를레 부족 간의 무력 충돌에서 3141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를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다. 종글레이 지방 정부 관계자는 당시 "여성과 어린이 2182명, 남성 959명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었다.
이같은 부족 간 대립은 처음에는 가축을 둘러싼 분쟁에서 출발했으나 현재는 통제불능 상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점차 폭력성을 더해가는 분쟁은 남수단 정부나 유엔(UN) 평화유지군도 이를 말릴 능력이 없다는 평가다.
남수단 당국자들은 종글레이 주의 넓이가 방글라데시 전체에 해당할 만큼 넓어 모든 마을을 다 지키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지난주 남수단 정부가 종글레이주를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치안 유지 병력을 증파했지만 이들이 무를레 부족의 근거지를 지키고 있는 사이 유혈사태는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식이다.
유엔도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을 통해 긴급지원 활동을 개시했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수단으로부터 분리독립한 남수단 지역에서는 해마다 가축 문제를 둘러싼 부족 간 충돌이 문제가 됐으며 지난해에만도 1100명이 숨지고 6만3000여 명의 난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수단, 에리트레아 등 아프라카 북동부, 소위 '아프리카의 뿔'을 덮친 60년래 최악의 가뭄으로 1000만이 넘는 사람들이 고통받았다. 사망자만도 5~10만 명에 달한다. ⓒ로이터=뉴시스 |
가뭄으로 최대 10만 명 사망
그러나 폭력 사태로 인한 사망자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희생을 낳은 것은 가뭄이다. <BBC> 방송은 이날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에서 지난해 가뭄으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5만에서 10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는 한때 유엔이 추산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의 수는 무려 1150만 명에 달했으며 수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난민 캠프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긴급구호 단체들은 이런 참상은 천재지변이라기보다는 전형적인 인재(人災)라고 최신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국제사회와 구호 기관들이 위기의 징후를 읽고도 조기 대처에 실패하는 바람에 수천 명의 인명이 '불필요하게' 희생됐다는 것이다.
긴급구호 단체 '옥스팜'과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 '위험한 지연'에서 국제구호 기관들로 하여금 행동을 시작하게 하는데만 무려 6개월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고 비판했다. 또 케냐와 에디오피아 정부가 재난의 규모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 태도 또한 지적하면서 "지역 정부는 위기에 대처해 지도력을 발휘할 그들의 의무를 다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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