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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중국發 조류독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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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중국發 조류독감 비상

사람끼리 전염되는 변종바이러스 연구 성공에 WHO "화들짝"

중국 남부 지역에서 1년 6개월 만에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 새해 벽두부터 중국은 물론 세계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일(현지시각) 미국의 <AP> 통신은 "중국 보건당국이 전날 광둥성 선전에 사는 40세 천(陳)모 씨가 조류독감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선전은 최근 조류독감에 걸린 닭과 까치가 발견돼 1만9000마리가 넘는 조류가 살처분한 홍콩과 강 하나 사이에 떨어진 도시이며, 이에 따라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 지난달 10일 홍콩 보건당국이 조류독감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시장에 나온 닭들을 대거 살처분하고 있다. ⓒAP=연합
중국 당국 "철새에 의한 감염 여부 조사"

중국 당국의 발표가 나온 직후 영국의 <가디언>은 "사망자가 조류와 직접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으나, 중국 당국은 버스 기사인 39세의 이 남성은 선전 시내 바오안(寶安)구 철새들이 많은 공원에서 꾸준히 조깅을 해왔다고 밝혔다.

철새는 조류독감의 주요 전파경로로 알려졌으며, 광둥성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 남자가 공원에서 철새들에게 감염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천 씨는 지난달 21일부터 열이 나기 시작해 나흘뒤 입원했다가 폐렴 증세가 심해시면서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증세가 나타난지 6일 만에 숨졌다. 중국 보건당국은 이 남성에게서 조류독감으로 불리는 H5N1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중국 보건당국은 성명을 내고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사람을 통해 직접 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광둥성 등 남부 지역 주민들에게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가금류 생산지로서 조류독감 발병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지목돼 왔고, 홍콩에서도 H5N1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등 이 지역과 가까운 우리나라로도 확산될 우려가 적지 않다.

조류독감에 감염되면 열과 기침, 목 통증, 폐렴,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키며 치사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1997년 처음 발견된 이후 전 세계에서 343명이 사망했다. 중국에서도 2003년부터 지금까지 26명이 숨졌으며, 중국에서 조류독감으로 사망자가 나온 것은 1년6개월만이다.

사람끼리 전염 가능한 유전자 조작 방법 찾아내

게다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전자 조작으로 인간끼리 쉽게 전염될 수 있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만드는 연구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공개 경고했다.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최근 네덜란드 에라스뮈스대와 미국 위스콘신대 과학자들은 H5N의 유전자를 조작해 사람들 사이에 쉽게 전염될 수 있는 변종 바이러스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연구는 미국 정부의 자금으로 진행됐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동시 게재될 예정이다.

이 연구의 취지 자체가 충격적이다. 어차피 H5N1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변이를 일으켜 인류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변이 과정을 밝혀내 대응방법을 찾아내자는 것이다.

논문 유출, 실험실 감염 가능성 경고

WHO도 이런 연구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통제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연구 결과들이 그대로 세상에 알려질 경우 생물학적 무기 제조가 가능해지고, 국제테러단체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관계당국도 이런 우려가 증폭되자 <네이처>와 <사이언스> 측에 논문의 일부 내용을 삭제한 뒤에 출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 잡지도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논문의 전문을 공개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논문 원본 자체가 유출되거나 실험실에서 이 바이러스가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사스 바이러스가 유행하던 2000년대 초 중국과 대만 등지에서 연구원들이 부주의로 사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있다.

"어차피 자연적으로 생길 변종 바이러스 대비는 해야"

아직 조류독감이 사람끼리 전염된 사례는 보고된 게 없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그동안 확인이 안됐을 뿐 사람끼리 전염된 사례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H5N1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사람끼리도 감염될 수 있도록 변이될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WHO는 2005년 5월 보고서에서 "H5N1이 인간끼리 감염될 수 있는 형태로 점점 바뀌고 있다"면서 "조류독감의 세계적인 창궐을 막기 위한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당시 베트남 정부도 "H5N1의 항원 구조가 계속 변화하고 있어 인간끼리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WHO 사무총장을 지낸 고 이종욱 박사도 "조류독감이 언젠가는 사람끼리 전파될 수 있을 것이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사태를 맞이하면 그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인간이 지구상에서 멸종한다면, 핵전쟁이나 소행성 충돌 같은 원인보다는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예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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