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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도성장의 폭발점 '우칸 사태', 전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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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도성장의 폭발점 '우칸 사태', 전말은…

[분석] "고도성장 속 사회적 불만 폭발점 도달 상징"

중국에서 사실상 보도 통제가 되어온 '우칸 사태'가 발생 4개월만에 일단락됐다.

'우칸 사태'는 중국 남부 광둥성 루펑시의 우칸이라는 한 어촌 마을에서 토지 강제 수용에 반발한 지방 당 간부들과 공안 세력을 모두 몰아내고 '해방구'를 형성한 채 당과 공안에 맞선 이례적인 사건이다.

중앙 공산당에서는 이 사태를 중시해 그동안 철저하게 보도를 통제해 왔지만, 서방 언론들은 비상한 관심을 가져 왔다.


▲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시위에 나선 우칸 마을 주민들. ⓒAP=연합
광둥성 부서기 직접 나서 주민 요구 수용 약속

22일 영국 <BBC> 방송은 "전날 광둥성 주밍궈 부서기가 마을 대표자들을 만나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인민일보는 사태 해결을 위한 이번 협상에 대해 사설을 통해 환영했다"고 전했다.

마을 대표 린쭈롼은 주 부서기가 토지 강제수용을 해제하고, 시위 중 체포된 주민 3명을 석방하고, 구금 중 경찰서에서 사망한 쉐진보(薛錦波)의 사인 재조사 및 시신 양도 등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대부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민 2만 여명의 우칸 마을에서는 당 간부들이 토지를 강제 수용한다는 소식에 4개월 여전인 지난 9월 21일부터 시위가 끊이지 않다가, 지난 11일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당시 지방 정부는 주민들이 대표 13명을 뽑아 당 간부들과 협상에 나서도록 했으나 협상은 결렬됐고, 오히려 공안이 주민 대표들을 체포하고, 이 과정에서 주민대표 한 사람이 공안의 심한 고문과 구타로 숨졌기 때문이다.


주민 무장투쟁에 '해방구'로 변한 초유 사태

이에 분노한 주민들은 수천 명이 죽창 등으로 무장하고 집단 투쟁에 나서 당 간부들은 물론 공안까지 마을에서 쫓아냈다. 이후 공안 병력은 우칸으로 향하는 도로를 모두 봉쇄하고 마을을 포위한 채 식수와 식료품 공급을 차단하고 고립작전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며 결사투쟁의 의지를 보여왔다.

<BBC>와 <AFP>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주민들이 토지 강제 수용에 지난 몇 달 동안 반발해온 것은 당 간부들이 주민 동의도 없이 10억 위안(약 1800억 원)을 받고 부동산 회사에 땅을 넘기고 그 중 70%를 착복한 엄청난 부패 비리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외신들은 '우칸 사태'는 중국의 관료들의 부패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며, 중국에서 벌어진 집단시위 중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의 사건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에서는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일당 독재체제인데도 매년 18만여 건의 집단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이 중 65% 이상이 지방정부의 토지 몰수와 매각에 대한 항의와 관련돼 있다. 하지만 우칸 사태처럼 4개월 넘게 지속되고 마을이 '해방구'가 될 정도로 강력히 저항한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당 간부들, 멋대로 토지 강제 매각, 대부분 착복"

특히 외신들은 우칸 사태는 중국의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중국 사회의 불안을 상징하는 가장 극적인 사례로서 주목해왔다. 외신들은 1990년대 말부터 당 간부들이 마을 토지를 계속 팔아넘기며 막대한 부를 챙겨왔으며, 그동안 이곳 주민들은 보상이라고는 지난 20년 동안 가구당 550위안(약 10만원)뿐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우칸 사태에 광둥성 정부의 고위 간부가 직접 협상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지만, 중국 당국이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이라기보다 '백기'를 들었다고 보고 있다.

광둥성 부서기가 우칸에서 협상을 벌인 전날 광둥성에 있는 또다른 마을에서는 무력진압으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칸에서 북동쪽으로 100여㎞ 떨어진 광둥성 산토우(汕頭)시 하이먼(海門)에서는 화력발전소 증설에 반대해 주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공안이 이를 강력 진압한 것이다.

하이먼 주민들은 화력발전소 증설 계획에 항의하며 20일부터 수천 명의 주민들이 정부 청사를 포위하고 인근 고속도로를 점거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들은 하이먼과 우칸에서 발생한 주민 집단시위가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성이자 제조업의 중심지인 광둥성에서 잇따라 발생했다는 점에서, 고도성장의 그늘 속에 쌓여온 사회적 불만이 폭발점에 이르렀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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